나의 첫 고전 - 200년 전 소설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인생의 지혜
김남금 지음 / 앤의서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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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북클럽을 운영해오며 '결국 돌고 돌아 고전' 이라는 진리를 깨닫는다. 나날이 좋은 책, 재미있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나의 꺼지지 않는 책욕심은 그런 트렌디한 책들을 부지런히 쫓아가게 만들지만 그래도, 적어도 한달에 한 권씩은 고전 문학을 읽는다. 나에게 '고전' 하면 '세계문학전집'이 자동으로 떠오르는데, 이참에 '고전'의 정의가 무엇인지 짚어보자. 챗지피티에 의하면 보편적으로 고전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기준으로 설명된다.

1. 오랜 시간 살아남은 작품
2. 작품성과 영향력을 인정받은 작품
3. 시대를 넘어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

꽤 구체적이지만 온전히 명료하지는 않다. '오랜 시간'은 얼마인지, '작품성'과 '영향력'은 누가 평가하는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명하고 수상기록이 수북한 책이라도 누구가에는 그저 냄비받침이나 수면제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마지막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 이라는 정의는 아주 마음이 든다. 나 역시 회원들과 함께 읽을 작품을 정할 때마다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설인지를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보장된 재미가 있는지, 읽기 너무 어렵거나 무겁지는 않은지 등등을 점검한다. 나는 이처럼 독자 한사람 한사람이 나만의 '고전' 의 정의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광활한 문학의 우주에서 어느 정도 길잡이가 되는 목록은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 김남금은 서울대, BBC 및 유수 언론이 선정한 목록을 참고하여 총 스무 권을 선정했다. 그리고 그 책들을 읽으며 떠올린 질문들을 작성했다. 길게는 몇백년을 뛰어넘는 시간의 차이 속에서 여전히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질문들. 자아와 성장, 젠더와 사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인간 관계, 기술혁명과 인간 윤리 문제까지. 지금 우리가 당면하는 이슈를 고전에 접목하는 센스가 뛰어나다. 그래서 더 깊이, 새롭게 고전 문학을 조우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는 화두를 던지는 Part.4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최초의 고딕 SF 소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레이 브래드베리의 걸작 사변소설 《화씨 451》에서 지금 AI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앞으로 주시해야할 문제들을 예견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조금은 으스스하면서도 무척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 책에서처럼 고전을 오늘날의 문제와 연결해 읽는다면, 오래된 작품도 지금 나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트렌디'한 책이 될 수 있다. 고전을 조금 더 친숙하고 신선한 감각으로 읽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의첫고전 #김남금 #고전읽기 #고전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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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 영원한 고전, 철저한 고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호메로스 지음, 김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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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20일도 안되어 국내에서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워낙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고 명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져 과연 재미있더군요. 그런데 이정도 흥행이라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열기가 신기합니다. 요즘 누굴 만나도 이 주제로 스몰톡을 나누고 있어요. 영화 이야기는 곧 원작으로, 또 그리스 로마 신화로 이어집니다. 덕분에 추억 여행도 하고, 쌓아둔 관련 지식을 자랑하기도 하지요.
영화를 보고 너무 재밌어서 원작 책에도 관심이 생긴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점가에도 참 많은 버전의 '오딧세이아'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김헌 교수님의 번역본을 읽었습니다. 김헌 교수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책과 방송 강연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을유문화사의 이번 표지가 가장 멋있었거든요. 클래식하면서도 강렬한 외관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오는 해제를 읽는데 와, 이 책 정말 장난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호메로스가 텔레마코스의 아들일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부터 고대 그리스 서사시의 형태와 읽는 방법,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우리말로 옮겨 썼는지, 그 과정을 풀어주시는데 교수님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 책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 단어, '횡경막'에 대한 상세한 설명까지. 크게 호흡을 하고 내 몸 안의 횡경막을 느끼면서 《오뒷세이아》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약 700페이지. 다 읽는데 4일이 걸렸어요. 각오는 했지만 역시나 번역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원문 그대로의 어순도 어순이지만 무엇보다 진도를 방해했던 것은 독특한 표현들이었어요. 횡경막, 담즙, 기개 등등... 판타지 신화에 해부학을 접목시킨 듯한 느낌이었죠. 솔직히 어렵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해제를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현재의 내가 아니라 3천년 전의 청중이 되어 이 고대 서사시를 듣는 것이라고요. 그러다보니 적응이 되어 후반부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과연 어떤 횡경막을 가진 사람인걸까 골똘히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영화의 감동과 더불어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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