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 ‘오늘의 식탁’에서 찾아낸, 음식에 관한 흔한 착각
정재훈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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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인 내 삶에서 음식은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한다. 미식을 즐기지 않는 친구들도 좋아하는 음식 한두 가지는 꼭 있고, 사실 식생활은 건강과도 직결되기에 잘 먹는 방법은 늘 고민거리다. 결국 누구나 음식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에 먹거리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례하게 세간에는 먹거리를 둘러싼 가짜 정보와 뉴스가 즐비하다.

약사이자 푸드 라이터 정재훈의 책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는 음식판 mythbusters 같았다.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인 나도 책을 읽으며 내가 갖고 있던 몇몇 오개념을 바로잡을 수 있었는데, 조금의 배경 지식도 없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얼마나 필요하다는 뜻일까...? 특히 건강한 식생활에 관심은 많지만 각종 유튜브 및 인터넷발 찌라시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을 무척 권하고 싶다. 마치 우리 부모님 같은 분들께.... TV 건강 프로그램만 봐도 특정 과일이 특정 질병 예방에 좋다는 근거 부족한 정보가 넘치는 상황에 대체 어디서부터 부모님의 믿음을 바로잡아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는데, 이 책이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 같다.

책의 1부 <오늘의 식탁을 생각하다>는 배달 음식, 먹방, 달고나 커피 등 정말 '오늘의 식탁'을 휩쓴 음식과 현상에 대해 고찰한다. 2부 <거짓은 그럴듯해 보여도 거짓이다>는 음식과 건강에 관련된 수많은 미신을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이 챕터가 가장 재미있었고 유용한 정보로 가득했다. 3부 <음식은 사회를 반영한다>에서는 음식과 연결된 사회문화적 담론을 다루고, 4부 <미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도 약간은 그 연장선상에서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각 챕터에 담긴 이야기가 골고루 흥미로웠고, 특히 환경적으로도 건강을 생각하는 면에서도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고민하던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필두로 한 키토제닉 다이어트라든지, 김치를 먹으면 면역력이 높아져 사스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피해갈 수 있다든지. 알 만한 사람들이 왜 이런 얘기에 심취하냐며 역정을 내고 싶었지만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해 속만 터지던 날들.... 조금 더 일찍 이 책이 나왔으면 좋았을걸.... 위에언급한 예시들 뿐만 아니라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의 효과, 채식주의를 둘러싼 담론, 유기농 농산품의 효과나 기능성 음료의 효능까지.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해 했을 것들에 정재훈 작가는 객관적인 태도로 답한다. 어떤 것들이 부풀려져 있고 어떤 것들이 위험한 발상인지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책을 읽기 전에도 궁금해 할 사람을 위해 하나만 얘기하자면,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인터넷의 후기만큼 극적인 효과를 내지 못한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끔 몸을 독촉하겠다니. 발상은 참신하지만 몸에 좋을 게 하나도 없어보이고 근손실의 지름길 같기만 했는데, 실제로도 근손실이 나타난다고 한다. 각종 미디어에서 각광받았던 것과는 달리 그냥 딱 다른 다이어트 방식만큼만 효과가 있는 것이다. 책에는 실제로 진행된 연구 결과와 좀 더 자세한 과학적인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채식을 하면 정말 몸에 좋은지, 유기농 상품이 정말 더 몸에 좋을지, 간헐적 단식은 과연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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