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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 동양철학과 선불교를 위한 뇌과학 교과서
크리스 나이바우어 지음, 김윤종 옮김 / 불광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언어유희를 사용한 제목이 재미있어 고르게 되었다. 뇌과학과 신경 심리학 책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다. 나는 사실 뇌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뇌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떤 작용을 해서 우리가 말을 하고 사고 방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는 무관심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뇌의 역할을 (엄밀히 말하면 좌외와 우뇌의 역할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먼저 뇌의 구조는 대칭인 좌우 반구로 나누어져 있고 중간에 뇌량이라는 큼직한 신경섬유 다발로 되어 있고 좌우 반구갸 몸을 교차하여 지배한다.
좌뇌는 현실에 대한 일종의 해석장치로서 행동하며 완전히 틀린 설명을 하는데 일을 하고 나서 변명을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한다. 말하는 것도 좌뇌의 영역이며 언어 담당인 좌뇌는 주어진 주변 정보를 바탕으로 그럴싸하게 재구성하여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좌뇌가 언어를 담당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는데 재구성한다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또 자아는 스스로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몇가지 안전장치를 탑제하고 있는데 체험을 통한 진정한 이해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고 하였다. 나도 그간 내가 했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고 어떤 일이 생기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는데 정말 깊이 공감 되었다.
좌뇌가 사용하는 주된 도구는 범주화로 이것이 내면에 사용될 때 자아라는 느낌을 강조하며 머릿속에서 혼잣말을 할 때도 좌뇌의 기능이 발휘된다. 언어는 지도 만들기의 한 종류로 단어를 통해서 다른 것이 대변된다.
좌뇌의 또 다른 기능은 지속적으로 범주를 만들어 내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실재를 쪼개고 구분하며 생각은 그 자체로 범주적 정보처리 방식이며 이것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고 책은 설명한다.
난독증이 좌뇌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얼마전에 EBS에서 문해력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우리나라의 문해력 수준이 굉장히 낮은 편이며 난독증이 많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는 학원 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직업 특성상 난독증을 많이 보게 된다. 이런 난독증이 좌뇌와 연관된다니 굉장한 충격이었다. 어떻게 하면 좌뇌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찾아보고 아이들에게도 적용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좌뇌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자신의 이미지를 창조하고 이미지에 불과한 이미지가 ‘더 향상된’ 이미지로 살아가지 못할 때 고통을 느낀다. 새로운 ‘더 나음’을 계속 제시하여 언제나 자신은 모자람에 머무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그저 일어날 뿐’ 인 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루에 몇 명의 당신이 있냐는 질문에 나는 선생님, 주부, 며느리, 엄마, 기분 좋을 때 나. 나쁠 때 나 등 수없이 많은 내가 떠올랐다. 또헌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풀로 붙여 변함없는 무엇으로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 없으며 지친 내게 위로해야 한다는 구절을 읽고 지금 내 모습을 점검해 보았다. 아이들 시험으로 거의 매일 야근, 주부로써 해야 하는 집안일, 잘 챙겨 먹지 못하는 식사, 그로인한 영양 불균형 정말 내게 미안하고 나를 위로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좌뇌가 끝나고 우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뇌는 오로지 당면한 순간에 집중하며 환영에 녹지 않는다. 우뇌의 의식을 경험하는 방법에는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른채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과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는 것이다. 또한 우뇌는 창조성을 가지고 있으며 직감과 지능의 원천을 가지고 있다
우뇌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은유 였는데 우뇌가 발달하지 않은 사람들은 시나, 소설 관용표현의 단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은유 문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숨겨진 연결점을 놓치는 것이라고 한다. 좌뇌는 난독증과 관련이, 우뇌는 표현과 관련이 있다니! 두가지가 같은 영역인줄 알았는데 서로 달라 놀라웠다.
책을 덮고 나서 내 뇌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제 기능을 다 하고 있는 내 뇌,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내가 하는 사고 방식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알게 되어서 책을 읽는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고 앞으로 소중한 내 뇌를 잘 발달시켜 뇌에게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 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