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1
필립 피셔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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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나의 꿈은 펀드매니저이다. 그것도 보통의 펀드매니저가 아닌 세계에서 활약하는 그런, 감히 표현하자면 금융계의 거물이 되고 싶다. 이 꿈을 가져오고, 키워온 지가 5년 가까이 됐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막상 투자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게 얼마 없었다. 그래서 최근 기본적인 자격증들을 취득한 뒤, 투자의 고전들을 읽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몇 권의 책을 읽은 뒤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어떤 분야든지 고전이 있기 마련이다. 근데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관해서는 고전의 중요성을 쉽게 간과하고는 한다. 너무 쉽게 정보를 얻고자 해서인가. 혹은 그저 반짝하는 베스트셀러를 좋아하기 때문인가. 하지만 난 아주 기초부터 굳건히 다지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책은 생각만큼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오히려 쉽고 재미있다. 읽는 내내 든 가장 큰 생각이 나도 어서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는, 이 책이 제시한 철학을 실제로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필립 피셔는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확고히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이 책에서 가감 없이 드러낸다. 가장 핵심은 성장주를 발굴하여 그 주식이 대형주가 될 때까지 보유한다는 것이다. 이 핵심이 기둥이 되어 그 주위로 방법과 매매 시기에 대한 가지들이 자란다. 그리고 뿌리로는 사실 수집과 정보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이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지금껏 사랑받으며 이어져 온 이유가 책의 근본적인 철학뿐만 아니라 책이 짜임새 있게 쓰인 데에도 있단 생각이 든다.

  성장주를 찾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수집이다. 그 기업의 임원은 누구이며, 그들의 능력은 어떠한가에서 부터 기업의 성장성과 연구개발 현황까지 수많은 정보가 기초가 되어 투자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이 사실 수집의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한 게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경쟁업체의 직원과 임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 책을 접하기 이전에 난 이런 방법을 생각지도 못했기에 무릎을 탁 쳤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난 뒤에 다시 생각해본 결과, 이런 방법을 생각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사회와 그 당시 조건의 차이 환경의 차이에 기인한 사고방식의 차이랄까. 피셔의 방식은 현대에 100% 온전히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 그의 시대엔 컴퓨터와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직접 손발을 걷어붙이고 뛰어다니고 인터뷰하는 게 정황에 맞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소액투자자로서는 인터넷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현대에는. 물론 나중에 내가 펀드매니저가 되어 대규모 자금을 운용할 때는 나도 그처럼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는 게 맞겠지만. 그래도 그만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시한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는 현재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전부 다 열거할 순 없지만 내용을 간단히 말해보자면 꾸준히 성장하는 건전한, 뛰어난 임원들이 운영하는 기업을 찾는 포인트들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금융 3종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그 지식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었는데, 피셔의 철학이 길잡이 역할을 할 것 같다. 길잡이가 내게 생겼으니 이제 길을 나아가야할 때 인 것 같다.

  맘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주식투자를 시작해보고 싶다. 하지만 우선은 지식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주식시장은 모두가 알듯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니까. 좀 더 학습하고 싶다. 이 책도 수 번 더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이 책이 가진 힘은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제시한 성장주 발굴법들을 기초로 내 나름대로의 투자 대상 종목들을 선정해보는 훈련을 해야겠다. 그 훈련을 거치고 나서야 이 책을 다 읽었다는 방점을 쿡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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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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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구매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같은 작가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이 굉장히 인상 깊었기 때문에 꽤나 큰 기대를 하고 읽었다. 하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내가 읽는 동안 온전히 집중을 못해서일까, 이것도 아니면 내가 단편소설집에는 그다지 큰 영감을 받지 못해서인지 이 소설집이 전에 읽었던 소설만큼 맘에 확 들어오진 않았다. 다만 초반부에 있는 소설들을 지나 후반부 소설들에 이를수록 이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점점 느끼게 됐다. 특히 마지막 소설인 여자 없는 남자들이 이 책의 핵심을 집약하고 있었다.

  모든 소설들에서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들이 어느 순간에 갑작스레 사라진다. 그리고 이에 대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이 각각의 소설들을 이끌어나간다. 주인공의 감정이 주가 돼서일까 등장인물들도 남자, 여자, 그리고 외부인이 많아야 두세명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남녀 관계에 더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고, 그 남녀 간의 사랑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항상 유지된 채 여자들과 이병하기 때문에 작가가 진정 보여주길 원하는 건, 사랑 그 후이거나 사랑의 대상을 놓쳐버린 상실감 혹은 그에 상응하는 감정인 듯하다.

  나는 진정한 사랑, 이런 사랑이 존재하는 지는 과연 의문이지만, 을 아직 진정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가슴 아프도록 사랑해본 적이 있다. 문제는 이 사랑이 나 혼자 했음에 있긴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 사랑이 서로 주고받는 것이었다는 가정을 통해 이 소설에 감정이입을 했다. 열병같은 사랑의 대상의 상실. 그 순간 너무나 가슴 아프고 세상의 모든 것은 암흑 속으로 사라진다. 모든 세상적 가치나 개인적인 욕심들은 사랑의 상실 앞에서는 아주 작고 사소한 문제들로 전락해버린다. 만약 이 순간 시간을 되돌려 다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면, 나 혹은 소설 속 주인공들은 기꺼이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여러 가지들을 버리고 과거로 돌아갈 것이다. 이토록 사랑이 사람의 삶에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상당하다.

  사랑이 있을 때 그들은 그 소중함과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그 순간이 아주 행복한 시간이고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란 것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 사랑이 사라지고 난 뒤에서야 그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된다. 홀로 남겨진 시간의 한복판에서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그녀가 남긴 마음의 흔적에, 주변의 흔적에 눈물짓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루키는 여자를, 사랑을 갑작스레 주인공 남자에게서 떨어트린 게 아닐까.

  사랑을 겪기 전과 후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사랑은 형태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사랑하는 여자가 만약 아무런 흔적 없이 증발해 버린다면 홀로 남은 남자에겐 무엇이 남는가. 바로 추억이 남는다. 그녀와 함께했던 행위들, 공유했던 순간들과 물건들이 모두 그녀의 숨결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장치들이 그의 후()사랑 의 삶을 더욱 더 풍요롭게 한다. 물론 한 동안 이별의 아픔에 허덕이긴 하겠지만.

  이렇듯 사랑은 한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어쩌면 사랑의 완성이 이별이고 그 결과물이 추억이란 생각이 갑작스레 든다. 그리고 이런 사랑은 그 어떤 가치보도 위에 존재한다. 단지 이런 이유만으로도 사랑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우린 가슴 아프더라도 사랑해야 한다. 이별이 사랑의 시작부터 내포되어있더라도. 읽고 나니 노르웨이의 숲이 거센 파도였다면 이번 소설은 잔잔한 바다의 넘실거림이었던 것 같다. 작은 마루와 골들이 마음을 서서히 적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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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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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제목부터가 굉장히 강렬하다. 그리고 소설이 워낙 유명해서인지 인간이란 단어가 들어가서인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제목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 강력한 한 방으로 표지 그림이 한 몫 한다. 이 책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 충분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 호기심과 궁금증은 음산함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책엔 인간실격직소라는 두 개의 작품이 실려 있다. 두 작품 모두 워낙 짧아서 순식간에 읽어나갔다. 하지만 단지 짧기 때문에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 게 아니었다. 작품들은 굉장한 몰입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전자는 자전적 소설이었는데, 인간이 추락할 대로 추락하는 모습을 1인칭 시점으로 그려낸다. 이 시점이 너무도 절망적이도록 리얼하고 감각적이다. 읽는 내내 괜히 내 마음과 심리도 구렁텅이에 빠진듯한 느낌이었다. 회의적인 말투. 냉소적인 태도. 그는 처음부터 나락 속에서 태어난 인간이었다.

  주인공인 요조는 태어나면서부터 계속해 죄의식을 안고 살아간다.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있다고 하며 타인의 비난이나 비판에 너무도 쉽게 상처받는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가면을 쓴다.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짐짓 유쾌한 인간인 척 하며 사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삶의 연장선 속에서 계속해서 상처받고 찢기며 인간실격을 당했다 스스로 치부한다.

  과연 요조가 인간실격자일까 아니면 반대로 이 사회가 실격당한 것일까. 오히려 요조는 이기적이고 냉혹한 현실에 자신을 양보하고 내주는 모습을 보인다. 너무 선하기에 느끼는 죄의식에 기인한 행동이다. 그러나 사회는 이를 비정상이라 인지하고 마구잡이로 그에게 상처를 준다. 요조의 지나친 죄의식과 선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는 사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20세기 중반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 문제는 더 심하다.

  현대 사회는 차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정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의 범주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그 대상을 손가락질하고 제대로 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기까지도 한다. 과연 정상이라는 범주는 누가 정하는가. 어쩌면 정상이란 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모든 사람이 정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이를 용인하지 않는 듯하다.

  부끄럽지만 나 또한 그러한다. 삶을 영위하면서 누군가와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곤 한다. 그래서 그를 비난하고, 물론 직접적으로 비난하진 않지만, 헐뜯고, 모욕감을 주곤 한다. 이러한 언행들이 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하지도 않은 채. 그래서일까 이 소설을 읽으며 내가 요조이기도 했고, 요조를 둘러싼 세상과 사회이기도 했다. 요조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도 했으며,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회는 끊임없이 이런 모습을 반복할까? 그것은 아닌 듯하다. 인간실격자 요조도 중간에 구원받은 모습을 잠시나마 보였었다. 비록 다시 절망 속에 빠지긴 했지만. 이 구원의 원인은 사랑에 있었다. 사랑. 오직 사랑만이 작게는 한 인간을, 크게는 사회를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 현실적 요소들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사랑이 구원의 유일한 요소인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소설이었던 직소에선 사랑의 역효과가 드러나기도 한다. 예수와 유다의 일화를 유다의 관점에서 추측해서 작가가 쓴 소설이다. 유다는 예수를 너무 사랑하지만, 사랑하기에 그를 팔아넘긴다. 삐뚤어진 사랑이 잘못된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엔 현실적 요소들이 개입되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속성으로 앞 문단에서 순수한 사랑을 구원의 유일한 요소로 본 것이다.

  결국 인간의 삶의 문제는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사람, . 사랑 글자 모양에서부터 굉장히 비슷한데 신기할 따름이다. 글자 모양만큼이나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절망적인 소설이었지만 이런 느낌을 강렬히 받았다.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사랑받고 싶다. 우선적으로 내가 노력해야겠지. 주위의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해야겠다. 어쩌면 스스로를 인간실격이라고 칭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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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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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드 보통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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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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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병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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