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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 - 사과와 장미부터 크리스마스트리까지 인류와 역사를 함께 만든 식물 이야기 ㅣ 테마로 읽는 역사 8
사이먼 반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2월
평점 :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는 과일, 곡물, 꽃, 나무, 버섯까지 온갖 종류의 식물이 가진 역사가 쓰여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역사뿐만 아니라 삽화와 예술 작품 그리고 요리, 문화, 명칭 등 폭 넓은 정보를 하나로 정리 해줬다는 점이다. 한 종류의 정보가 아닌 온갖 정보를 다 담고 있으니 말 그대로 백과사전이다.
작가는 30년 동안 기자로 활동했고 꾸준히 자연과 동식물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식물에 대한 애정이 일관되게 담겨 있어 읽기 편했다.
작가는 말이 없으나 풍성한 이야기를 품은 식물들이 가진 존재의 힘에 대해 말하며 그 중요성을 꼭 찝어준다. 인간은 아마로 옷의 형태를 만들고 인디고로 색을 입혀 입는다. 당연하게 먹고 입고 사는 곳을 식물에 얻었다는 사실이 낯간지럽다.
많은 사람에게 쌀은 거의 공기 같은 존재다. 그들 삶에서 쌀이란 서양인의 삶에서 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삶의 일부라기보다 삶 자체이고, 내일로 나아갈 힘니다.
(122P)
분쟁 티크(Conflict Teak)라는 표현은 1988년 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대를 학살하자 국제 원조가 중단되면서 티크나무를 대량으로 벌목, 판매하면서 생긴 단어라고 한다. 티크나무가 말할 줄 알았다면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지 않을까, 읽으면서 인간이 이름 지어 부르는 행동은 어쩔 수 없다지만 참 함부로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크나무 사례뿐만 아니라 많은 식물의 이름과 역사는 인간으로 하여금 불명예를 겪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찌 보면 이 또한 차별 아닌지 멋대로 바꿔 부르고 상징성을 바꾸는 인간의 행위 말이다.
잔디뿐만 아니라 온갖 식물이 어울림으로써 푸름을 완성된다. 푸름 안에는 맑은 데이지도 있으니 푸른 들판을 보며 잡초라 일컫지 말아야지, 책을 통해 식물을 알게 되니 낮은 곳의 세상에 눈길이 간다.
식물은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다고 한다. 오롯이 혼자서 생존하지 못하는 인간에 비해 식물은 우리보다 더 강하고 대단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가만 생각해 본다. 내가 식물에 폭력을 행사한 일이 없었는지, 그들의 존속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양성과 생명의 존중을 배우는데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어린 친구들이 이 책을 많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