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연 시인의 에세이 [다정의 온도]는 얼어붙은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모과청을 담고 소묘를 배우는 시인의 일상을 읽어 내려가면 평범한 것이 얼마나 소중했던가, 평범한 일상의 가치가 유달리 낯설게 느껴졌다.시인의 에세이는 좀 더 특별하지 않을까, 어리석은 기대감에 충분한 답을 준 책은 때로는 산문시 같아 누군가가 나를 위해 불러주는 노랫말 같았고,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너무 반짝이게 써 내려가 우리의 일상이 이토록 아름다웠나 가만히 지난 과거를 음미해 보게도 했다.[다정의 온도]에서 인상 깊었던 단어들은 모두 주는 행위와 관련 있었다. 다정을 담아 타인에게 건네는 나의 일부, 편지, 엽서, 선물, 메일 같은 것들 말이다. 나의 시간과 돈을 고려하지 않고 내어주는 그 다정함이란 측정할 수 있는 범주에 있는가, 책 장을 넘기며 스치는 내 손이 너무 차갑게 느껴져 부끄러웠다.외로움과 슬픔을 동반하며 현명하게 평범한 하루를 지켜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면 정다연 시인의 에세이 [다정의 온도]를 추천한다. 공감과 다정함의 힘이란 대단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우리 일상을 버티는 힘이 되어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