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보다 Vol. 1 얼음 SF 보다 1
곽재식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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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모르고 무료하게만 느껴지는 하루 끝에 세상에서 가장 청량한 음료를 마신 기분이 든다. 가제본만이 가지는 묘한 날것의 느낌조차 매력으로 느껴져 이 책을 꽂을 자리를 마련해 두고서 자부심을 느껴본다. 어떠한 시작에 함께할 수 있다는 명예로움 같은 것으로.

SF는 도무지 판단할 수 없는 흥미로움이다.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굴지만 언제나 철학적인 물음과 증오와 애정이 이리저리 섞인 시선이 따른다. 책을 펼침으로써 어제의 내가 미처 다 이어나가지 못한 색색의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허락받은 기분. 나의 상상력은 이러해요, 나의 세계는 이런 모양이에요, 소설로 전해지는 작가의 마음이 한껏 느껴져 하얀 종이 묶음에 마음을 얹고 나의 상상에 남의 상상을 겹쳐본다. 활자에 공감하고 안타까워하다가 결국 그러한 선택을 했구나 이해할 수 없는 수긍으로 맺는 많은 이야기들. 다양한 상황에 갇힌 인물과 대화를 하는 기분에 유쾌한 듯 어려운 마음으로 책을 넘기다 보면 얼음 같은 SF 소설 수 편을 얻어낸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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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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