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
김석중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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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왜곡은 수많은 타의적 해석 사이 부정도 긍정도 아닌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 죽음은 멀고도 가까운 개념이기에 이미 곁을 떠난 이의 삶이 궁금하다면 사용감 있는 칫솔과 쿠션과 볼펜에서 한 조각씩 떼어낸 습관을 실과 바늘로 꿰어 천 한장을 떠내는 수밖에 없는 것처럼, 유품은 많은 것을 말하지만 그것을 이어내는 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리라. 우리는 반드시 어느 왜곡을 감안한 삶의 복제품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게 된다. (모두가 그럴 테지만)온갖 물건을 두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누군가'는 주인 없는 집에 들어가, '허락 없이 고인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에 양해를 구하고, 고인이 살아생전 다루던 그 마음으로 대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변화하듯 죽음에 대한 무게도 변해가는 것인지, 또는 전문성을 추구하고 비전문가의 어설픔에 대한 물질적 대체재를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인지 나의 좁은 식견과 어설픈 지식의 밀도에도 불구하고 '유품 정리사'라는 직업은 그 존재 자체로 가치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도록 만든다. 무언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사라지고 변하고 파생되는 세상이라면 삶의 형태뿐 아니라 죽음의 형태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외면했던 지난날들에 대한 구체적인 반성은 물론, 보편적인 사람이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가질 수는 없다는 전제가 바닥에 스며들 수 있도록 바뀐 문화에 안도를 건네고 싶어진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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