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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ㅣ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평점 :
클래식 공연을 좋아한다.
내게는 단비처럼 지친 삶이나 권태로운 삶을 반짝반짝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훌륭한 숨구멍이었다.
그러다보니 예술의 전당을 방앗간처럼 들리곤 했다.
연간회원에 등록하여 재미나게 다니고 있었다. 출산 100일만에 집에서 탈출해서 첫 외출한 것도 예술의 전당 공연을 보러가기 위해서였다.
공연을 갈 수 없던 날은 유튜브에서 갈증을 해소하곤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긴 호흡의 연주도 거뜬히 들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 들려준 음악도 클래식이었다.
이렇게 클래식은 독서처럼 내 생활과 같이 숨쉬고 있었는데,
블랙홀같은 육아에 점점 빠지면서 삶이 힘들고 지쳐도 클래식을 찾지 않게 되었다.
거기에다 나는 생동감이 넘치는 클래식 공연으로 두근거림을 충전을 해줘야 클래식을 찾게 되는 초보 클래식 애호가였는데, 코로나로 발이 묶이게 되자 자연히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90일 밤의 클래식>을 접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곡들에 대한 짧은 설명을 함께 접할 수 있어 해설이 있는 공연을 보는 것만 같았다.
매일매일 90일동안 클래식을 들을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도 책 목차 부분에 있어서,
내가 클래식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는 가시적인 효과도 컸다.
늘상 들었던 조성진의 쇼팽도 해설을 알고 들으니까 더욱 감명깊었고,
특히 감상에 도움이 되는 ‘감상팁’도 쏠쏠했다.
음악도 저자가 어찌나 잘 골라놨는지, 내가 이미 좋아하는 곡도, 궁금했던 곡도 대중들이 정말 많이 알고 있는 곡도, 오페라에서 나오는 곡 등 너무나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원래 뭐든 뒷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법인데 어려울 것 같은 클래식을 자신만의 공간에서 곡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해당 곡의 연주 영상을 바로 감상할 수 있으니 몰입도가 당연히 높을 수 밖에!
또한 내가 좋아하는 곡은 저자가 소개하는 추천 음반을 통해서 확장할 수 있으니 더더욱 좋았다.
사실 내가 산 2개의 클래식 음반은 실패를 맛봐서 이제 전문가가 추천해주는 음반이 참으로 필요했던 참이였다.
클래식이 처음인 사람도, 클래식이 익숙한 사람도,
<90일 밤의 클래식>을 통해 언컨택트 시대에 맞는 맞춤 1인 공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독서만큼이나 우리 삶을 행복하게 채워주는 클래식을 쉽고 재미나게 소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