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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어졌다 - 자비의 해에 읽는 요한복음수난기 묵상
한재호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다 이루어졌다
이 책은 삶의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또 성경 말씀과 함께 신부님의 기도와 실천사항인 마흔 개의 징검다리가 있어 영적 성장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하느님이 계신 하늘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만드셨으며, 당신 스스로 그 길을 따라 하늘에 오르셨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한재호 신부님은 서문에서 사순시기에 요한복음수난기를 묵상하면서 주님의 고통과 죽음 안에서 우리 삶을 반성하고 회개하여 참 생명의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빈다고 한다.
회개와 후회의 예로 베드로와 유다를 들고 있다. 베드로와 유다는 죄를 짓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후회를 한다. 그런데 베드로는 후회로 그친 게 아니라 회개까지 했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을 배반했지만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세 번 고백한다.(요한 21:15- 19) 반면 유다는 후회만 하고 회개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잘못을 깨달은 뒤 자기 절망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만다. (마태 27.5) 곧 잘못한 줄은 알았지만 그 잘못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지 못한 것이다. 하느님은 그를 용서하려 했으나, 유다 스스로 자신을 용서하지 못 한 것이다.
누구나 잘못을 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한다. 하지만 후회로 그쳐서는 안 된다. 한걸음 나아가 하느님께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다신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죄를 고백할 수 있는 용기는 하느님 사랑을 온전히 확신할 때 생기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한 인생목표가 있었다.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요한6,38)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을 당신 생애의 목표를 삼으셨고 또 그렇게 사셨다. 그리고 이제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 “다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신다. 곧 죽음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실천하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 이루어졌다.’는 것은 패배의 말이 아니라 승리의 선포인 것이다.
그리고 부활을 하셨다. 오스카 와일드의 <거인의 정원>에서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서 노는 아들을 모두 내쫓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그 뒤 거인의 정원은 을씨년스런 겨울이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담벼락에 난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아이들이 뛰놀자, 꽃들과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한다. 거인은 그제야 높은 담을 허물고 언제든 아이들이 놀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삶의 울타리를 높이 세우고 그 삶속에 자기를 가두는 사람은 부활할 수 없다. 부활의 첫걸음은 우리를 가두는 장벽을 허무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요한복음 수난기를 묵상하면서, 내게 주어진 삶의 십자가를 기꺼이 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그때마다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떠올리며 기도를 해야겠다.
삶의 고통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따뜻한 위로의 책!
그래서 읽는 동안 나 또한 위로를 받으며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