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ㅣ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7
박서영 지음,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9월
평점 :
어렵고 가난한 약자에게 힘이 되어준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박서영 (지은이),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독자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책과 권해서라도 읽게 해야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가치 있는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는 과정을 보면서 생각이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적극 권하고 싶다.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Frank William Schofield, 1889년 3월 15일~1970년 4월 12일)는 영국 태생의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이자, 수의학자이며 세균학자이다. 제암리 학살 사건의 참상을 보도한 그의 활동을 기념하는 뜻에서 “3·1 운동의 제34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프랭크 스코필드가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실상을 세상에 알리려고 애쓴 바탕에는 평생 심지로 삼은 ‘어렵고 가난한 약자에게 힘이 되고자 한 것’이란 걸 작가는 일관성 있게 서사로 보여주고 있다.
스코필드는 목장에서 일할 때, 죽어가는 애마를 살리는 수의사를 보고, 생명 살리는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소아마비를 앓아서 몸에 열이 불덩이 같을 때도 자신의 목표를 더욱 확고히 한다.
“... 나는 몸이 조금 불편할 뿐이지. 내 영혼은 아직 병들지 않았어. 여기서 포기하면 내 인생은 끝이야. 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의사가 되는 걸 포기할 수 없어.” (73쪽)
그 결과, 수의과대학을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한다. 1906년 스코필드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세균학과 위생학 담당으로 우리나라에 온다. 그리고 석호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스코필드는 다리를 절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우리 문화를 알리고,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어려운 실상을 세계에 알린다. 어렵고 힘이 약한 사람들의 힘이 되겠다는 결심을 실천하고 있다. 그 무렵 세브란스 병원 약제실에 근무하는 이갑성이 찾아와서 곧 있을 3.1 만세운동에 대해 말한다.
“독립 만세를 부르는 군중 사진을 찍어서 해외에 알려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와 일본의 잔혹함을 세계에 알릴 사람을 찾고 있소. 해줄 수 있는지요?”(92쪽)
“당연하지요. 전 캐나다 선교사라 일본 경찰이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기꺼이 내가 맡겠소.”(92쪽)
“석호필 교수, 독립선언문에 이름은 없으나 당신은 신실한 34번째 민족대표입니다.”(93쪽)
“이갑성 지사, 맡겨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93쪽)
국내외 독립운동 움직임을 해외 독립운동가에게 알리는 곳이 스코필드의 임무였다. 스코필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만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제암리 사건을 찍어서 <제암리 잔학 행위 보고서> <수촌리 잔학행위 보고서>를 써서 일본의 잔학함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위험이 따르는 일이지만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가 현재 자유 주권국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 선조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스코필드처럼 의로운 일에 힘을 쏟는 사람들의 덕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프랭크 스코필드를 통해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모습을 배울 것이다. 또 약자를 위하는 일의 의미를 새길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