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너에게 - 게으른 걸까, 시간이 없어서일까, 잘하고 싶어서일까?
고정욱 지음, 개박하 그림 / 풀빛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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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말을 건네는 책
—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너에게를 읽고

 

우리는 자주 다짐합니다.
내일부터는 꼭! 내일 하면 되지 뭐.’
하지만 오늘이 지나 내일이 와도 미룬 일들 앞에서 작아진 마음을 마주하게 됩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너에게는 그런 우리를 향해 부드럽고 진심 어린 말투로 손을 내밉니다. 책은 미루는 마음의 뿌리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며, 그것이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마음속 구조와 감정의 흐름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독자를 판단하지 않는 시선입니다. 저자는 나무라거나 훈계하지 않습니다. 대신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불안, 두려움, 완벽주의, 무기력 같은 감정을 함께 바라보며, 왜 우리는 자꾸 일을 뒤로 미루는지 함께 고민해 나갑니다. 책 속의 질문과 제안은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스스로를 성찰하게 합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미루는 습관이라는 껍질 너머에서 진짜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게으름도, 나약함도 아닌,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의 덩어리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말없이 그 마음을 안아주듯 이야기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작가는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으로 이 책을 빚어냅니다. 장애를 안고도 수백 권의 책을 써온 작가의 언어는 경험에서 비롯된 믿음과 위로를 담고 있어, 독자에게 동력자로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지금도 미루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니다.
할 일을 앞에 두고 망설이고 있다면, 이 책은 곁을 지켜주는 조용한 거울이자 작은 등불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할 일을 마루고 있는 있나요? 이 책과 함께라면, 내일은 조금 다르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루틴을 바꾸는 책,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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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부르지 마! 함께하는 이야기 7
안선희 지음, 허자영 그림 / 샘터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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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부르지 마!』는 장애인식을 개선하게 해주는 동화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편견과 차별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친하게 여기며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데 출간 목표를 두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장애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가지면, 무지와 편견으로 빚어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장애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건강한 마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날 부르지 마!』는 발달장애인이 있는 6학년 1반 병선이네 이야기와 장애인 가족과 장애인 당사자가 있는 5학년 2반 민정이네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6학년 병선이네 반은 발달장애인 민호를 돌보는 당번이 있다. 병선이도 민호 당번을 지원해서 하고 있다. 민호는 병선을 병신이라고 부른다. 병선은 민호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기분이 나쁘다.

그런데 민호의 ‘꿩’ 사건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힌다. 민호가 5학년 여자 화장실 앞에서 바지를 내린 채 ‘꿩’을 찾았다는 것. 민호는 한순간에 성폭력범으로 몰린다. 병성이는 언젠가 민호가 화장실에서 꿩을 찾았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민호가 나쁜 의도로 바지를 내리고 화장실 앞까지 나온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입구에 있는 휴지를 가지러 나온 것이다. 병선이는 용기를 내서 5학년 교실로 가서 아이들 앞에 선다. 그리고 진실을 밝혀서 일이 해결된다.

 

“안녕하세요? 저는 6학년 1반 김병성입니다. 후배님들, 제 친구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왔습니다.”(29쪽)

 

“그 친구는 발달 장애로 정신 발달이 조금 느리답니다. 처음엔 저도 그 친구를 이해하지 못해서 미워하기도 했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아까 화장실 앞에서 ‘꿩 꿩’ 했다지요?”(31쪽)

 

5학년 2반 민정이는 뇌 병변 장애로 말이 어눌하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민주 언니를 숨긴다. 하지만 뇌전증을 앓고 있는 라희를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 민정이는 친구들에게 뇌 병변 장애가 있는 민주 언니가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장애가 있는 민주 언니를 편견의 시선으로 보는 이웃 할머니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우리를 그렇게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할머니가 흠칫했다. 이내 얼굴에 어리둥절한 표정이 더해졌다. 내 말을 언니가 이었다.

“저희 괜찮거든요.” (93쪽)

 

『날 부르지 마!』는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게 한다. 주제가 서사 속에 녹아 있으며, 등장인물의 성격을 살려서 역할을 하게 하는 점도 돋보인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에 꼭 읽어야 할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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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다리 김밥 책고래아이들 39
정두리 지음, 지안 그림 / 책고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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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미소 짓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동시를 만나면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어느새 내 이야기이고 친구 이야기가 된다. 『꽁다리 김밥』이 그런 동시집이다. 아이다운 시안으로 동시가 말을 건넨다. 각박한 삶에 느낌표를 찍게 한다. 그 바탕에는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춘 동심이 내포되어 있다.

 

청소해서 깨끗해진 방/마트 다녀온 엄마/한껏 음식 솜씨 뽐내고/탁자 위 프리지어 꽃병도 놓았다//‘별로 차린 건 없지만~’/애쓴 엄마는 속마음과 다른 말을 한다 // 손님 덕분에/ 우리 식구 새로운 음식을/맛있게 먹는다//오늘 손님 앞에서/형과 나/말 잘 듣는 멋진 아들이 되었다. (손님 오신 날 전문)

 

일상의 한 장면을 옮겨 온 듯해서 정겹다. 손님 맞을 준비를 정성껏 한 엄마는 정작 손님이 왔을 때 차린 게 별로 없다고 한다. 겸손한 태도로 손님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엄마 마음임을 당장은 모르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알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손님 덕분에 새로운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손님이 있으니 장난치고 싶어도 뛰어다니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말 잘 듣는 아들이 되었다는 마지막 행에서 사랑스러운 형제를 만나게 된다. 손님이 있어도 몰라라 행동했다면 엄마는 진땀깨나 뺐을 것이다. 음전한 아이들 모습에 슬그머니 웃음이 물린다.

 

통무 절반이/푸르스름하다//무청 키워 내느라고,/흙 속의 무를/옴포동이 살찌우느라고//여태 남모르게/힘든 일 했다는 거/알고 남겠다//그 푸른 멍이/대신 말해주니까 (멍 전문)

 

시인의 시선으로 인격화된 위대한 멍! 남모르게 마음 써주는 정성이 참으로 웅숭깊다. 물상을 무심히 보아넘기지 않은 시인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드러내지 않고 힘을 주고 응원해 주는 많은 세상살이에 동참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새로운 사고로 발돋움하도록 환기해 주고 있다.

 

동백꽃은 떨어져/하나 둘 땅을 덮고/그 자리에서/ 꽃방석이 된다// 떨어진 작은 꽃은 /지들끼리 자리 잡은 뒤/소곤소곤/나를 부른다//꽃베개 만들었으니/이리와서/누워보고/잠깐 나비잠 자보라고 한다// (꽃베개 전문)

 

붉게 피었다가 땅에 떨어진 동백꽃은 스러지지 않고 소임을 연장한다. 꽃방석, 꽃베개가 되어 잠깐 나비잠을 자보라고 청한다. 동백꽃을 보고 꽃방석, 꽃베개를 불러오는 시인의 은유 혜안에 나비잠을 자보고 싶다. 눈앞에 펼쳐지는 이미지로 마음이 안온하다.

 

『꽁다리 김밥』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소재들에다 시적 상상력으로 빚어진 동시로, 공감을 자아낸다. 비꼬기를 좋아하는 친구는 좀 그렇지만 꽈배기는 제대로 꼬여야 맛있고(꽈배기) 사람들에게 알리고픈 말이 꽃말이 되었다(꽃말) 배고파 밭에 내려온 고라니가 측은하고 애쓴 할아버지라 더 안타까워한다. (할아버지와 고라니) 이제부터 아기상어가 내 무릎에 살게 되었다(반창고) 『꽁다리 김밥』 시적화자와 동일시되어 읽다 보면 “아! 아하! 그렇구나!” 동심 느낌표를 선물처럼 받을 수 있는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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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의 특별한 짝꿍
함영연 지음, 한혜정 그림 / 별빛서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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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지요. 예비 초등학생이 읽으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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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7
박서영 지음,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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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가난한 약자에게 힘이 되어준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박서영 (지은이),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은 독자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책과 권해서라도 읽게 해야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가치 있는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는 과정을 보면서 생각이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적극 권하고 싶다.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Frank William Schofield, 1889315~1970412)는 영국 태생의 캐나다 장로교 선교사이자, 수의학자이며 세균학자이다. 제암리 학살 사건의 참상을 보도한 그의 활동을 기념하는 뜻에서 “3·1 운동의 제34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프랭크 스코필드가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실상을 세상에 알리려고 애쓴 바탕에는 평생 심지로 삼은 어렵고 가난한 약자에게 힘이 되고자 한 것이란 걸 작가는 일관성 있게 서사로 보여주고 있다.

 

스코필드는 목장에서 일할 때, 죽어가는 애마를 살리는 수의사를 보고, 생명 살리는 수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소아마비를 앓아서 몸에 열이 불덩이 같을 때도 자신의 목표를 더욱 확고히 한다.

 

“... 나는 몸이 조금 불편할 뿐이지. 내 영혼은 아직 병들지 않았어. 여기서 포기하면 내 인생은 끝이야. 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의사가 되는 걸 포기할 수 없어.” (73)

그 결과, 수의과대학을 최고의 성적으로 졸업한다. 1906년 스코필드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세균학과 위생학 담당으로 우리나라에 온다. 그리고 석호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스코필드는 다리를 절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우리 문화를 알리고,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의 어려운 실상을 세계에 알린다. 어렵고 힘이 약한 사람들의 힘이 되겠다는 결심을 실천하고 있다. 그 무렵 세브란스 병원 약제실에 근무하는 이갑성이 찾아와서 곧 있을 3.1 만세운동에 대해 말한다.

 

독립 만세를 부르는 군중 사진을 찍어서 해외에 알려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와 일본의 잔혹함을 세계에 알릴 사람을 찾고 있소. 해줄 수 있는지요?”(92)

당연하지요. 전 캐나다 선교사라 일본 경찰이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기꺼이 내가 맡겠소.”(92)

석호필 교수, 독립선언문에 이름은 없으나 당신은 신실한 34번째 민족대표입니다.”(93)

이갑성 지사, 맡겨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93)

 

국내외 독립운동 움직임을 해외 독립운동가에게 알리는 곳이 스코필드의 임무였다. 스코필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만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제암리 사건을 찍어서 <제암리 잔학 행위 보고서> <수촌리 잔학행위 보고서>를 써서 일본의 잔학함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위험이 따르는 일이지만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가 현재 자유 주권국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 선조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스코필드처럼 의로운 일에 힘을 쏟는 사람들의 덕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프랭크 스코필드를 통해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모습을 배울 것이다. 또 약자를 위하는 일의 의미를 새길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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