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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약속 - 오라니 장터 3.1만세운동
고현숙 지음, 장영철 그림 / 도담소리 / 2022년 1월
평점 :
요즘 지역 작가들의 지역 소재 스토리텔링이 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지역 서사들이 콘텐츠화 되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날의 약속』도 지역 역사에 관심을 갖고 스토리텔링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고현숙 작가는 강화에서 태어나 김포에 있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동화창작스토리텔링 과정을 수료하고, KB창작동화제,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동화를 쓰고 있다. 안전에 관한 그림책으로 『슝슝이가 하는 말』이 있다.
작가는 지역 역사에 관심을 갖고 애국열사에 대해 조사하여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였다고 한다. 그것이 바탕이 되어 『그날의 약속- 오라니 장터 3.1 만세운동』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오라니 장터 3.1 만세운동은 박충서와 친지들, 정인섭과 뜻을 같이 하는 마을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었다. 당시 박충서는 경성 제1고보 3학년 졸업반이었고, 정인섭은 대곶면 초원지리에서 독립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서당을 설립하여 후학을 길렀다. 그들이 중심이 된 만세운동은 김포지역 사람들의 독립 의지에 불을 지펴 횃불처럼 일어나게 했다.
만세운동에 앞장서려는 박충서는 종손이라는 이유로 집안의 반대에 부딪힌다. 하지만 박충서는 마을 사람들이 농토를 빼앗겨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마을에서 살지 못하고 만주로 떠나는 실상을 애통해 하며 분연히 일어난다.
“나무껍질과 풀뿌리를 먹으며 벌레처럼 죽지 못해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가는 백성들의 통곡소리 가 들리지 않으세요? 나라를 배앗은 일본 놈들과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오적들을 도저히 용사할 수 없어요.”
만세운동을 이끌던 충서는 잡혀가서 일본헌병들에게 무자비하게 고문을 당한다. 그래도 충서의 독립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네 놈들의 악행은 우리 대한의 만세소리와 함께 만 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이 도적놈들! 여기는 우리 땅, 우리가 주인이다. 네 나라로 돌아가지 못 하겠느냐. 네 나라로 돌아갈 때까지 만세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백성들이 자주 독립을 위해 얼마나 피눈물 흘렸는지, 우리 마을, 우리 나라에서 우리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던 일제 강점기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날의 약속』은 우리 후손들이 자유 주권국가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