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작업과 일을 컴퓨터로 하게 된 요즘. 실제 펜이나 연필을 잡고 글씨를 쓰는 일이 적다 보니 오랜만에 필기를 하게 되는 날이면 내 맘대로 써지지 않는 글자에 놀라곤 한다. 예전 내 글씨체는 다 어디로 갔는지 기록을 위한 메모만 있을 뿐이다 (지렁이들 ㅠㅠ). 미처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그림이나 예술을 하는 이들만 손이 굳는 것이 아니라 글자를 기록하는 일도 하지 않다 보면 손이 굳나 보다. 정신 집중해서 쓰려고 노력해도 도통 예전의 글씨체는 찾아볼 수가 없다. 몇 번씩 다시 써보지만 영 보기 불편해서 위기감 엄습!! 어떡하지 싶은 마음에 연습이라도 해야 하나 생각하다 단순 글씨체 원상 복구를 위한 연습은 지루하지 싶어 캘리그래피 도전하기로 했다.
가장 빠르면서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야 직접 대면해서 받는 수업이겠지만 아무래도 규칙적으로 시간 내면서 다니기가 쉽지 않아 책으로 보면서 공부하기로 했다. 부족한 정보는 유튜브나 기타 인터넷 동영상을 참고하더라고 기본서는 책으로 두자 싶은 마음에 책 컨택! 다양한 글씨체 만큼이나 여러 종류의 캘리그래피 도서들이 출판되어 있는데, 내가 보는 책은 [하루 딱 10분 진짜 독학 캘리그래피]라는 킴예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무엇보다 눈길이 갔던 이유는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건가 싶은 "하루 딱 10분"이라는 문구!!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하기 좋은 느낌이라 마음이 동했다.
이 책의 특징은 여러 글씨체를 다양하게 소개하기보다는 하나의 글씨체를 혼자서 충분히 연습하여 마스터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다른 캘리그래피 책들과는 다른 점이다. 단순 캘리그래피 교재가 아닌 "독학"이라는 테마에 초점이 맞춰진 캘리그래피 도서인 만큼, 다양한 글씨체를 나열하기보다는 한 글씨체를 여러 방면으로 써보면서 글자 위치에 따른 글꼴의 변화들을 충분히 학습할 수 있게 책이 구성되어 있다. 동일한 자음 모음이라도 초성인지 받침인지에 따라 그 모양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상황들에 당황하지 않고 체득할 수 있도록 많은 양의 연습장들이 배분되어 있어 충분히 연습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각각의 모음, 자음을 따로 연습하는 공간도 있고, 단어나 짧은 문장, 긴 문장 그리고 유명한 시들도 연습하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다양한 사례를 경험해 볼 수 있기에 이 글씨체를 마스터하기 충분해 보여 든든하다.
아직은 모음 단계라서 어설프지만 빨리 한 권을 모두 끝내는 날이 오고 한 결 편한 필기감을 빨리 느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