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의 어떤 시간들은
유난히 오래 기억속에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추억들은 때때로
우리곁에 성큼 다가와
어느새 나를 그때의 그 시간 속으로 데려다 줍니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맡는
평범한 꽃내음, 풀냄새에서도
그리웠던 어린날의 한 때를 떠올립니다.
새싹같이 어렸던 내 곁에서
아름드리 나무처럼 든든히 돌봐주셨던
할아버지와의 사랑 가득한 추억은
내가 점차 자라나 나무가 되고
할아버지가 작은 화분이 될 때까지
나에게 항상 힘이 되어주는 시간입니다.
아이는 자라 집을 떠나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온실 속 돌봄을 받던 화초에서
세상이 불어대는 비바람을 온전히 맞아내며
스스로의 뿌리를 길게 뻗어 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돌봄을 받던 존재에서
독립된 한 사람으로 우뚝 설 때까지
외롭고 힘든 순간들도 많았을 테지요.
비바람 잔뜩 맞아 축 처진 어깨를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은
눈 감아도 언제나 생생하게 떠오르는
가족과의 사랑가득했던 추억이 아닐까요.
그렇게 사랑은 대물림되어
나의 자녀에게,
또 손녀에게로
가득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