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 - 2023년 1차 문학나눔 도서 선정 향긋한 책장 3
최은영 지음, 오승민 그림 / 시금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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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여행지에서 뿐만 아니라

전시회나 공연장, 그리고 놀이공원에 가서도

꼭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기념품샵!

새로운 곳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하고 나서

그곳에서의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바램 품고

사진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 가득

다양한 종류의 기념품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집으로 잔뜩 사가지고 온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물건이 계속 늘어나는것과 비례하여

집의 크기가 커지지 않는다는 사실.

분명 예쁘고 필요할 것 같아서 샀는데,

추억 가득 담겨 있어서 의미있을 것 같았는데,

오래 쓰려고 큰 맘 먹고 산거였는데,

집에 분명 비슷한 물건은 없는 것 같았는데,

비슷비슷한 머그컵과 냉장고 자석,

열쇠고리와 인형, 머리띠, 잡다한 장식품들이

자꾸자꾸 쌓이며 새것들에게 자리를 내어 준다.

원래 제 자리를 빼앗긴 물건들은

서럽다 속상하다 말도 못한 채 구석으로 떠밀려

먼지 폴폴 쌓이다가 결국 제 쓰임도 다하지 못하고

쓰레기장이나 재활용품장으로 버려진다.

그렇게 수많은 안젤로와 곤돌라들이

지금도 나 좀 봐 달라고 집안 여기저기서 아우성친다.

이건 비단 우리 집, 나 개인의 문제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 많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팔아 수익을 내야만 움직일 수 있다.

세계 1,2차 세계대전의 원인도

더 많은 판매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

그렇게 수많은 안젤로와 곤돌라들은

만들어져서 팔리고 버려지는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더 이상 둘 곳이 없어서 버려지는

수많은 안젤라와 곤돌라들은 없어지지 않고

지구 어딘가로 기약없이 기나긴 여행을 떠나야 한다.

그 결과 전 세계 곳곳의 해안가에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산떠미처럼 밀려오고

미처 해안가로 밀려오지 못하고 저들끼리 만나서

저 태평양 한 가운데 '플라스틱 섬'을 이루고 있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

기념품 샵에 들러 추억 담긴 물건을 사오기 보다는

두 눈과 마음속에 소중히 담아보는건 어떨까.


시금치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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