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 작가의 마음과 편집자의 눈으로
최은영 지음 / 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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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어주거나,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은 많이 해 왔었지만

'내 그림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마음속 한 구석에 '내 책'을 한 권 내고싶다는 소망은

항상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 책이 '그림책'은 아니었다. 이제까지는.

왜 '그림책'을 써보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걸까.

가장 큰 이유는 나는 미술에 소질이 없어서였던 것 같다.

어린 시절 미술학원에 다니기도 했지만

변변한 미술 관련 교내상 한번 받은 적이 없었고,

무엇이든 슥슥 그려내는 그림 잘그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 길은 내 길이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교사가 되고 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작품에 코멘트를 해주거나

수정할 부분을 알려줄 때도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그림을 내가 망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았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좋그연 카페.

이곳에 오니 그림책을 사랑하고

전문 지식까지 갖춘 분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처음엔 소개해주시는 그림책들을 다 사느라

갑자기 책장이 꽉 막혀 소화가 안될 지경이 되기도 했다.

'미친 듯이' 카페 활동을 하다가

쭌샘에 이어서 두 번째로 '미쳐서 하는' 등급에까지 오르게 되고,

그림책을 쓰거나 그릴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내가

'내 인생의 팔레트' 그림책(비록 소장용이지만)을 내게 되었다.

엉성하기 그지없는 그림과,

일기인지 수필인지 시인지 모를 부족한 글들로 채워졌지만

내 인생을 색으로 추억하며 나름 열심히 그리고 쓴 책.

인생 전반부를 마치고 후반부를 시작하는

나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운명처럼 만나게 된,

『그림책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라는 책은

잔잔하고도 명료하게,

부드럽고도 정확하게,

사려깊고도 따스하게 말을 건넨다.

"그림책을 한 권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권만 쓰고 그만두는 사람은 없다.

어려워도 그만큼 가치 있다. 그러니 걱정 말자.

그림책을 쓰는 일은 행복하다."

비록 독자가 나와 가족, 가까운 지인들로 한정되긴 했지만

내 인생 그림책을 한 권 내 보았는데, 이 책은

'나도 한 권만 쓰고 그만두면 안되는거 아닐까?'

라는 조금은 두렵지만 가슴이 콩닥콩닥 두근거리는

설렘과 기대를 품어보게 만들어 주었다.

그림책 편집자, 그리고 작가를 아우르며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가진 저자가 차근차근 풀어놓는

그림책 창작 이야기 속으로 깊숙히 빨려들어가

어느새 문장 수집 노트를 주섬주섬 꺼내고,

밥 먹던 딸내미를 유심히 관찰하여 보기도 하고,

(사춘기라 쳐다보는걸 무척 싫어한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도서관에 가서 저자가 소개한 그림책들을 몽땅 빌려와서

얼른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미 마음은 도서관으로 달려가있다.

이보다 더 친절하고 자세할 수 없는

그림책 창작에 관한 A to Z,

『그림책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그림을 그리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한

평생 옆에 두고 책장이 닳도록 꺼내 읽을 것 같은 책,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인 것 같다.

"작가님, 책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직접 만나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졌다.

*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마음을 담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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