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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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는 무엇을 알고 있을까. 추리소설 형식을 취하는 이 소설은 엘레나가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이 상상이 아닌 진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그려낸다. 소설은 엘레나의 딸 리타의 죽음을 중심에 두고 시작된다. 사건의 정황은 리타가 스스로 생을 끝냈음을 보여주지만 엘레나는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엘레나는 리타의 죽음에 자리한 진실을 밝히려 고군분투한다. 소설은 그녀가 최후의 방법이라 생각하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하루의 여정을 담고 있다.

 엘레나는 딸 리타와 단둘이 지내며 생활의 모든 부분을 딸에게 의지한다. 두 사람은 하루도 빠짐없이 말다툼을 벌이지만 결코 서로에게서 멀어지지 않는다. 날카로운 말을 뱉어내면서도 리타는 엘레나의 발톱을 깎아주고 엘레나는 그런 딸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다. 엄마이고 딸이기에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떠받친다. 엘레나는 자신이 리타의 대부분을 알고 있다고 여긴다. 그렇기에 그녀는 딸이 비 오는 날 성당에서 스스로 목을 매달았을 리 없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이에 저자 클라우디아 피녜이로Claudia Piñeiro는 묻는다. 정말 그럴까? 저자가 반복해서 서술하는 ‘엘레나는 ~ 알고 있다’는 표현은 엘레나의 믿음이 공고함을 드러내는 한편 그 사실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이 맥락에서 독자는 두 가지의 진실에 다가선다. 첫째는 이 소설의 표면적 진실인 리타의 죽음과 관련한 것이고, 둘째는 엘레나에게 하나의 진리로서 작용하는 것, 즉 리타에 관한 엘레나의 믿음이다. 마지막 장에 이르러 엘레나가 진실을 마주함과 동시에 독자는 이러한 이중추리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얻는다.

 한편 저자가 엘레나에게 파킨슨병이라는 설정을 부여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장치라 할 수 있겠다. 소설의 도입에서부터 묘사되고 이내 서사 전체를 관통하는 엘레나의 부자유는 결말에 이르러 저자의 강조점과 맞닿는다. 엘레나가 상실한 자유, 종교가 강제하는 여성성, 그리고 낙태라는 소재는 리타의 죽음을 둘러싸고 유기적으로 맞물린다. 여성의 몸에 대해 리타가 가진 양면적인 잣대는 이를 더욱 부각하면서 결말까지 흥미진진한 전개를 가능하게 한다. 피녜이로는 강렬하고 날카롭지만 한편으로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의도를 드러낸다.

 나의 몸이 나의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의 것도, 남편의 것도, 아이의 것도 아닌 내 것인 내 몸을 과연 어느 누가 억압하고 강제할 수 있을까. 세 명의 여자가 자신의 것으로서 소유하며 겪어내는 몸에 대해 저자는 확고한 답을 내놓으며 소설의 종지부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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