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얀 마물의 탑 ㅣ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평점 :
표지에서도 잘 드러나다시피 『하얀 마물의 탑』은 등대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다. 모토로이 하야타가 고가사키등대로 부임하기 위해 곶에 배를 대려하나 어째서인지 거부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부터 이 소설은 시작한다. 덕분에 독자는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긴장한다. 그리고 이 긴장은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팽팽하게 지속된다.
저자 미쓰다 신조(三津田信三)는 전후 시기의 일본을 등대로 비추고 있다. 그는 등대에 관한 역사와 각종 이야기들을 명료하게 전달한다. 그리고 등대지기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하며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이 처해 있는 시공간적 상황에 보다 더 몰입하도록 만든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철저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그에 비해 서사 전개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일종의 장치로 작용하기 때문이겠지만, 유사한 얘기의 단순 반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결말에 이르러 이 반복의 열쇠가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로서는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중간 중간 나타나는 '시라몬코'로 인해 긴장을 완전히 풀 수는 없다. 인물들의 대화에서 독자 나름대로 허점을 발견하고 유추하는 사이 결말 부분에 이르게 된다. 그만큼 서사의 흡입력이 대단하다는 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