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엉망으로 꼬이기 시작한 것은 정우가 다시 나를 찾아오면서부터였다. 정우로 말하자면 나와 3년동안 죽고 못 사는 관계로 연애했던 전 애인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에 있는 한 대기업의 인사부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는 1년 전 헤어졌다. 그건 명백하게 정우의 잘못 때문이었다. 정우가 같은 회사 내 대학선배들과 함께 3차로 노래방을 갔고, 거기에서 여성 도우미들과 술을 마셨다고 실토했는데, 나는 그것이 도무지 용납되지 않았다. 여성 도우미와 술을 마셨다는 사실보다.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정우의 태도와표정이, 나야 뭐 어쩔 수 있나, 선배들이 그러자는 걸"
하고 말하는 정우의 목소리가, 내게 더 큰 모욕으로 다가왔다. "진짜야, 난 그냥 취해서 술만 마셨다니까"라고말하는 정우에게 나는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말했다.
"너도 똑같은 개새끼야." - P30

저는 애당초 그런 사람이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극장에 왔으면 얌전히 영화나 볼 것이지…… 왜 그걸 촬영해서 인터넷에 팔아요, 팔길….. 네, 제가 먼저 카메라를 뺏었습니다. 미옥이가불안해하니까, 카메라 치우라고 실랑이하다가……. 네,
그까짓 카메라값 제가 다 물어내겠습니다. 한데요. 형사님. 저 인간 죄도 똑똑히 물어주십시오. 저 인간이 오늘 훔친 건요. 그냥 영화가 아니고 제 인생의 영화였어요. 오랜 세월 기다린 영화. 그거 다 감안해서 죄를 물어달라, 이 말입니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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