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전자책을 놓고 종이책을 들었어요. 전자책을 읽을 땐 두꺼운 책도 물리적으로 두께가 느껴지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거울 속 외딴 성>을 받아 들고 두꺼운 두께에 어떻게 이 책을 다 읽을까 걱정부터 되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런 생각은 기우였어요. 오히려 중간이 넘어가면서 아이들의 사연이 드러나고 나니까 너무 재밌어서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게 아쉽더라고요.

 

힐링 포인트 #1. 편안한 문체

서점인들이 뽑은 2017 일본 서점 대상 수상작이라서 역시 대중적이에요. 문체가 어렵지 않고, 서사 구조도 복잡하지 않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제가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닌데 일단 책을 잡기 시작하니 술술 읽히더라고요. 일본책들 등장인물 이름이 어려워서 앞으로 되돌아 가곤 하는데 등장인물이 10명 남짓되니 외우기도 어렵지 않았어요. 게다가 다들 캐릭터를 독특하게 잡아서 이름과 캐릭터 매칭이 잘 되더라고요. 편안하게 잘 읽히는 소설이 오랜만이었어요.

 

힐링 포인트 #2. 내 마음을 읽는 것 같은 내면 묘사

<거울 속 외딴 성>의 주요 소재는 왕따예요. 왕따를 당하는 고코로가 마찬가지로 왕따를 당하는 친구들을 거울 속 외딴 성에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서술해 나가요. 3인칭 시점인데도 고코로의 심리 묘사가 대단해요. 그래서 고코로의 심리 묘사를 따라가면 마치 제가 고코로인 것처럼 그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어요. 외딴 성에 모인 다른 친구들을 보고 왕따라고 생각은 하지만 상대도 왕따인 걸 알리고 싶지 않은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낄 거라고 생각하여 아무도 너도 학교에 가지 않는지를 꺼내어 놓고 물어보지 않는 배려 같은 것도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힐링 포인트 #3. 마음이 따뜻해지는 관계

이 책의 핵심은 서로의 관계 맺기예요. 전혀 관계 없던 아이들 7명이 만나서 서로 부딪히고, 관계를 맺으며 길들이고, 서로 소중한 관계가 되어 가는 과정이 잘 드러나 있어요. 서로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된다 하더라도 그 느낌만은 간직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노력이 드러나는 결말은 감동적이었어요. 내 목숨을 걸고 나와 관계를 맺은 친구를 구할 마음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고코로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고요.

 

사람과의 관계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읽으시면서 힐링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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