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책이다.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제법 알려진 일본 작가중의 한명. 내가 처음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접했던게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를 너무 재미있게 보고 원작인 책을 보게 되었다. 영화와는 다른 느낌의 매력들이 좋았다. 미사어구가 그리 많지 않으면서 깔끔하다고 해야할까? 그게 바로 에쿠니 가오리가 가진 필체가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도 그런 그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사실 단편 모음집이라 해서 책을 펴지 전에는 우려가 많았었다. 말 그대로 단편이란 전체적인 작가의 의도를 반영하기에는 참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너무 세세하게 서술하자니 단편의 묘미가 줄어들고... 그렇게 한두 편들을 넘겨보다가 괜히 그런 염려를 했다고 생각했다. 아마 에쿠니 가오리만의 필체에서 오는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간단 명료한 문장. 독자에게 생각을 많이 하게큼 만든다.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만큼 이런저런 생각들이 재미가 있다. 왜 이런 글들을 썼을까? 하고 내가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아님 제3자가 되어 상황을 살펴보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편 하나가 있었다. '미나미가하라 단지 A동'. 세 아이의 글을 통해 같은 상황을 얼마나 다르게 판단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라는 속담이 딱 어울릴만한 상황이다. 우리는 자주 남들을 비교하면서 그런 상황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하면 남들또한 나를 부러워 할 수 있다는 것. 내가 가진것들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 조금만 더 눈높이를 낮추면 행복은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