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부터 표지만 보고도 가슴이 따뜻해져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푸른색과 붉은색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는 그 모습. 날마다 해는 뜨고 지지만 내가 이처럼 지는 석양의 모습을 눈여겨 본 적이 언제였는지. 제목을 그대로 해석해 보면 언제나 3번가에는 석양이 비춘다? 그 안에 담겨 있는 뜻을 풀이해보면 언제나 3번가에는 따뜻함이 넘치고 정이 넘친다 그 정도로 해석되지 않을까. 읽기 전부터 혼자 나름의 추측을 해보며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본다. 책의 구성이 조금 특이하다. 4월부터 3월까지의 매 달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1년이라 하기에는 마지막 3월의 이야기는 너무 먼 이야기로 뛰어버렸다. 처음 4월의 이야기보다 무려 48년이나 지난 그 후의 이야기. 왜 새해의 시작인 1월달부터 이야기하지 않고 4월부터 풀어나가고 있는 걸까? 이렇게 총 12편의 단편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책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단편들을 모두 개별적이지 않다. 4월달에 나왔던 주인공이 후엔 다른 달의 주인공 이웃으로 나오는가 하면 5월달의 주인공의 모습을 다른달에선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말하자면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고 3번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엮어 놓은 것이다. 이야기는 모두 하나 같이 미소를 머금게 하고,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게도 하고, 아 이런사정이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하고, 내가 그들이 되어 같이 좋아하기도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달은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았던 남녀의 탄생에 얽힌 -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어 2년동안은 서로 다른 부모님 밑에서 자라다가 그 이후에 원래의 부모에게로 돌아갔다 - 신기한 이야기, 어느 아가씨와 경찰관의 러브스토리 - 남자는 여자에게서 자신이 키웠던 고양이의 모습을 보게되고, 여자는 자신이 키웠던 강아지의 모습을 남자에게서 발견하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 이 글의 배경은 1958년 이라고 하는데 지금으로부터 거의 50여년전의 이야기이다. 물질적으론 삶이 풍요롭지 못하고 사는게 어렸을지라도 그들의 일상은 매우 행복해 보였고 소소한 무엇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고 함께 하는 그들의 모습이 어떤면에서는 부럽기까지 했다. 지금이야 모든것이 갖추어지고 발달한 사회라지만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모두들 자신의 일을 하기에만 바쁘고 무조건 자기 위주이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조차 신경쓰지 않는 그런 매마른 사회에서 살고 있지 않는가. 분명 우리마을에도 석양은 비출 것이다. 결국 우리가 의지할 곳은 사람뿐이고 이웃인 것이다. 지금이야 그것을 간과하고 있지만 그들이 소중함을 곧 깨닫게 되리라. 머지않아 우리 마을에도 따뜻함이 감돌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