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지혜의 울림
박완서.이해인.이인호.방혜자 지음 / 샘터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참 편하게 다가왔던 책. 방금 책을 다 읽고 맨 처음 하고 싶었던 말이다. 처음에 책을 받아보았을 때는 약간 어렵거나 사색적인 내용이 많거니 했는데, 역시 책은 읽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구나. 책의 제목 그대로 박완서, 이해인, 방혜자, 이인호 라는 네 여성분의 대화가 이 책의 주 내용이다. 네분이 같이 모여 대화를 하는건 아니고 전반부에는 박완서님과 이해인님이 '슬픔으로 씻기고 사랑으로 비우다'란 주제로 대화가 준비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방혜자님과 이인호님이 '시대의 거울 속에 용원의 빛을 담다'라는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신다. 소설가, 수녀, 화가, 역사가 이 다른 네 사람의 만남이 이토록 쉽게 다가 올 수 있었던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단순히 쉽기만 한 것이 아닌 대화 하나하나에 그 사람만의 삶의 애환과 바람이 담겨져 있는 주옥같은 대화들.

사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그동안 나름대로 공부에 전념하느라 세상일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으니 이 네분 중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박완서 작가밖에 없었다. 그것도 작품을 제대로 접해본 것도 딱히 없었고 내가 이렇게 세상 물정에 대해서 모르고 살고 있었다니, 게다가 박완서 라면 꽤 유명한 작가이신데도... 이렇게 보니 대화에서 나온 우리나라의 교육문제점이 절실히 나에게 적용이 되는거다. 오직 학교에 가면 주입식 교육에 따른 수학이나 영어 등 주요과목만 중요시하고 예술은 거의 기타과목으로 치부되어 온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아주 어렸을 적에는 그마나 독서를 많이 할 수 있지만 학교에 들어가면 점점 책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어쩌다 책을 읽는 것 조차도 수능 공부를 위한것이거나 논술을 위한다는 명목아래에 있으니 과연 효과적인 독서가 될 수 있을지... 지금 이제서야 세계 고전들을 하나둘 읽어가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가끔씩은 부끄럽기도 하다. 주위에 어렸을 적부터 책을 좋아하는 애들을 보면 정말 사고력 자체가 깊이가 있고, 창의적인 능력이 남다르다. 게다가 얼마전 아동문학 수업을 하면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애들은 현실 보다는 책에서 가치관을 정립하고 옳고 그름을 배우는 영향이 더욱 크다고 어렸을 책부터 좋은 책을 읽어가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암튼 이 네분의 대화소에 스며있는 책의 중요성과 예술의 중요성이 너무 공감이 간다. 지금부터라도 나부터 책도 많이 읽고 우리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도 좋은 생각들을 많이 심어줘야 겠다. 방혜자 선생님이 말씀하신 우리 나라의 예술교육도 얼마나 공감이 가던지... 전시장이나 공연장에 자주도 아닌 아주 가끔 견학을 가더라도 어떠한 준비과정이나 사전 설명도 없이 그냥 일렬로 줄만서서 한바퀴 쭉 돌아보고 오는 수박겉핥기식... 예술에 대한 감각은 어렸을 적부터 길러놓지 않으면 풍부한 감수성을 기대할 수 없다. 한 초등교사가 클래식을 아침마다 교실에 틀어주는데 유독 그반 애들만 집중력이 좋고 애들이 전반적으로 차분했다고 한다. 정말 우리 교육도 그냥 지식의 전달이 아닌 애들과 함께 살아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이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점도 네분의 공통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다. 아직 삶을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20년이란 짧은 기간에도 어렸을적 모습과 지금의 모습에는 많은 차이점을 느낀다. 점점 삭막해져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나... 네분의 대화를 보거나 주위의 어른들의 말씀을 듣더라도 옛날엔 살기는 더 어려울지 몰라도 분명 정이 있는 따스한 사회 였다고 한다. 하지만 산업화에서 탈산업화시대까지 이르기까지 자본주의가 정착을 하고 '우리'보다는 '나'라는 개인주의가 팽배해 지면서 점점 자신만을 위한 사회가 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환경문제, 고령화, 양극화, 노사문제 등 모든 쟁점에 있어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근본적인 의식이 갖춰지지 않는한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본다. 이기주의적인 생각보다는 이타주의적인 생각. 물론 너무 이상적이라고 반박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읽고 한두사람씩 자신의 가치관을 바꿔갈 수 있다면 거기에서 책을 읽는 의미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언제가는 정말 살기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지도...

이 밖에도 정말 좋은 얘기들이 많이 있었다. 한동안 책 선물을 이 책으로 하고 싶을만큼, 벌써 선물 하려도 한권을 따로 주문해 놓았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전혀 부담감이 없을듯한 책이다. 대화를 하는 내내 마치 옆에서 나도 같이 듣고 있는 듯한 편안함. 앞으로도 가끔씩 생각나면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이 전에 나온 피천득, 김재순, 법정, 최인호의 대화도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