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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평점 :


오늘 소개할 도서는 독일 13개 출판사가 경합한 작품으로 출간 3일 만에 독일 아마존 베스트 셀러, 슈피겔 베스트셀러, 독자들이 손꼽은 올해 최고의 소설로 삶과 죽음에 대한 열다섯 살 린다의 우정 이야기 페트라 펠리니 장편소설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입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한, 우리는 서로에게 신비로운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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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뛰어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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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부터 도움이 필요하다 외치는 듯했습니다.

주인공 린다는 이런 생각을 할 때 자신을 차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중증 치매 환자인 후베르트와 가까운 곳에 사는 아주 똑똑한 케빈입니다.
후베르트와 케빈은 린다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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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제 집에 가야 해. 엄마가 요리를 했어!'
이건 노란색.
'빌어먹을 자동차 열쇠가 어디 간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이건 오렌지색.
'약 안 먹는다. 너희가 나를 독살할 작정이지?'
이건 분홍색.
'저금통장과 자동차 열쇠 찾기.'
이건 빨간색.
중증 치매환자인 후베르트는 브레겐츠 호숫가 야외 수영장에서 42년 동안 안전요원으로 일했습니다.
책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는 건 책을 펼치자마자 거의 바로 알게 되는데요.
그렇게 그들의 만남이 된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평범하지만 잔잔하고 특별한 시간이 되어 삶을 지탱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들만의 언어와, 그들만의 번역으로...

케빈은 6년 전, 등굣길에 데리고 가야 하면서부터 알게 된 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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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야간 근무해. 50유로를 받고 돌 하나와 그의 폴란드 출신 간병인을 보살펴. 굉장하지.'
10초 후에 케빈의 반응이 온다.
'밤에는 적이 잠을 자기 때문에 행성이 더 편해지지. 50유로를 우리 둘이 나누자.'
'장난꾸러기!!! 그런데 사랑니가 모두 몇 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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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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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삶을 살아가는 편한 방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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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조금은 엉뚱한 것만 같은 문장들이 마음속 조그만 웅덩이에 커다란 돌을 던지듯 큰 울림을 주는 시간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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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날을 예상하고 있고, 많은 것을 이해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이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라는 점이다. 삶을 두려워한다면 그건 이해가 된다. 어제 케빈과 나는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모든 것, 정말로 모든 것이 불안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삶은 맹렬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거기 부응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또 실패한다. 평화를 누리지 못한다. 항상 뭔가 증명해야 하고, 자기 자체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슬프다. 정말 슬프다.

끊임없이 린다는 죽을 이유를 찾고, 또 끊임없이 그날이 되기 전에 그날이 된 후의 일을 생각합니다.
어쩌면 끊임없이 살 이유를 찾듯이...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울컥하면서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어떤지, 어땠는지, 앞으로 어떠할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일에 우리가 얼마나 애를 태우고 걱정하고 매달리며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깨닫게 되며 또 다른 용기를 얻게 됩니다.

어쩌면 가깝고도 먼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을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두려움으로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짐을,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라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 순간을 위해 용기 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