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레시피
대니 라마단 지음, 애나 브론 그림, 권이진 옮김 / 원더박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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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주인공 살마 가족의 이야기를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펼쳤다가 잠시 덮어두고 '시리아 내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시리아 내전

2011년 3월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대통령의 퇴출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돼 수니파-시아파 간 종파 갈등, 주변 아랍국 및 서방 등 국제사회의 개입, 미국과 러시아의 국제 대리전 등으로 비화되며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내전이다.

 

 

이 이야기는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이 된 살마 가족이 낯선 캐나다로 와 아빠도 없이 홀로 생계를 준비하느라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살마의 시선으로 쓰였습니다. 이 세상에 엄마를 둔 자녀는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법한 것이 '엄마를 위한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득, 친정엄마가 생각났습니다. 평소 당뇨로 인해 음식 제한이 있으셨던 우리 친정엄마. 그로 인해 맛있는 음식을 사드리고 싶은데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마 엄마를 위한 선물로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는 것은 세계 공통된 관계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의 웃음을 되찾기 위해 살마가 찾은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수많은 걱정거리가 있지만 딸 앞에서는 감추고 싶었던 엄마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살마에게 드러나고 말죠. 드러날 수 밖에 없었을 만큼 생계에 대한 문제는 커다란 걱정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살마는 이불을 덮어줄 때도 웃지 않는 엄마가 걱정이었습니다.

 

 

 

 

 

엄마는 살마를 사랑하는 눈으로

슬프게 웃을 뿐이었죠.

 

조금씩 읽어내려가다가 '엄마는 살마를 사랑하는 눈으로 슬프게 웃을 뿐이었죠.'라는 부분에서 근심많은 엄마얼굴과 밝은 살마얼굴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살마는 엄마의 얼굴에 웃음을 넣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생각끝에 좋은 생각을 떠올립니다. 바로 시리아 음식을 그리워 할 엄마를 위해 '풀 샤미'를 만들어 주기로요.

('풀 샤미'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누에콩 요리로, 풀(foul)은 누에콩을 뜻하고, 샤미(shami)는 '다마스쿠스의'라는 뜻)

 

 

 

 


난민터의 좋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레시피를 얻고, 재료를 구입까지 했지만 마음처럼 '풀 샤미'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향신료를 모두 쏟기도 하고, 올리브기름을 깨뜨리기까지... 살마는 바닥에 주저앉아 움을 터뜨리고 좌절 합니다. 엄마를 웃게 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살마 곁에 좋은 사람들로 인해 마음을 추스리고 조금은 어설프지만 '풀 샤미'를 완성시킵니다.

과연, 살마는 엄마를 웃게 만들었을까요?

 

 

 

 


이 장면을 담지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처음 엄마의 근심가득한 얼굴로 엄마를 기억할까봐 담기로 했습니다. 엄마의 얼굴이 정말 환하게 빛이 나지 않나요? 역시 이 세상 엄마를 웃게하는 힘은 자녀에게 있는가봅니다. 엄마는 살마가 만든 '풀 샤미'가 정말 맛있어서 웃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실겁니다.

부족한 '풀 샤미'로 인해 살마는 아마도 미움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를 낸 살마가 그저 기특하고 사랑스럽지 않나요?

 

 

 

 


그날 밤, 엄마는 드디어 시리아 내전이 있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미소로 이불을 덮어주었습니다. 아마도 엄마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지라도 살마가 곁에 있는 한 힘을 낼 것이고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라는 말의 뜻과도 같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난민 가족의 애환과 이웃간의 우정, 환대의 정신을 유쾌한 터치로 풀어낸 마법 같은 그림책 '엄마를 위한 레시피'. 사실 책 제목만 보고 요리책이 아닐까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보여준 레시피는 '엄마를 웃게 만드는 레시피'였던 것 같습니다. 따뜻한 살마의 마음과 자녀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이 책은, 지금 그 어떠한 이유로 힘들어 하고 있을 부모와 자녀사이의 감정에 사랑을 다시 일으켜 주는 원동력으로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국제 엠네스티의 추천 도서 '엄마를 위한 레시피'. 전쟁을 눈으로 보지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전쟁이 얼마나 슬픈 단어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추천 해봅니다.

 

 


국제 엠네스티

: 존엄성을 해치는 위협으로부터 모든 사람의 인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인권단체

인권침해, 특히 언론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탄압과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투옥 및 고문행위를 세계 여론에 고발하고, 정치범의 석방과 필요한 경우 그 가족들의 구제를 위해 노력하는 국제기구 로서 이데올로기·정치·종교상의 신념이나 견해 때문에 체포·투옥된 정치범의 석방, 공정한 재판과 옥중 처우 개선, 고문과 사형의 폐지 등을 목적으로 한다.

런던에 본부가 있으며 197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아이들에게.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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