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의 시선
이연식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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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호퍼 전시 관람을 앞두고. 미국적이면서 모던한 작품하면 #호퍼_를 이야기한다. 광고나 영화 등에서 소재로 자주 등장하여 아주 낯설지 않다. 카페나 사무실 한 켠에 자리 잡으면 감각적으로 보이곤 한다. 다만 거실에 둔다면 약간 황량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아마 호퍼의 그림 안 인물의 표정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무표정이거나 심오하거나 서로의 시선이 엇갈려서 따뜻한 느낌은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 그림일까. 그의 작품 중 두드러진 창작 활동 시기를 살펴보면 세계경제대공황 전후, 세계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한다. 또한 피카소, 폴록 등의 작품과 달리 인상주의 영향을 자기만의 색깔로 소화하고자 했다. 분명 과거 화파의 영향을 받고 새로운 것을 창작해 나가는 것이 대세이지만 주류와는 약간 달랐다. 여성 모델의 누드를 그리는 것이 특별하지 않지만 모델이 아름답기보다 심리, 표정을 더 담았다. 호퍼가 닮고자 했던 프랑스 화파의 누드는 작가의 주장을 담아낸 것이라면 그의 그림 속 여인이 갖고 있는 심리적 상황, 표정에 초점을 두었다. 다른 배경은 그 감정을 담아내는 도구로 그려내느라 과감하게 편집된 부분이 많다.



저자 #이연식 역시 #에드워드호퍼의시선_을 따라가도록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했다. 작품을 보고 있지만 모자에 가려진 얼굴 속 표정, 시선이 어떠할지 따라가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에드워드호퍼_가 그려내고자 했던 것만 찾지 않고 관객이 그림 속 인물과 상황을 통해 그림 안에서 다시 시선을 재창조하도록 한다. 그림 안에서 밖을 바라보도록 한다. 밖을 바라보는 마음의 상태, 감정이 작품 안에 녹아 있다. 미술 이야기, 그림 이야기 책은 많다. 이야기와 그림 중에서 무엇이 주를 이루는가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이연식 저자의 #에드워드호퍼의시선_은 그림이 주다. 두 번째 읽으면서, 속도가 늦춰진다. 천천히 그림만 바라보고 글의 이야기는 조도가 낮은 쪽으로 사라진다.

​□ <도시의 아침 Morning in a City, 1944> 그녀의 방에서 느껴지는 감정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창가에 섰다. 침대 위 이불은 구깃하다. 정돈되지 않은 마음과 단장하지 못한 몸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 머뭇거려진다. 누군가와 함께 맞이한 아침이었는데 홀로 된 것인지, 그런 관계인 줄 알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허탈함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라앉는 마음을 창 밖으로 시선을 던져내어 관객도 같이 창밖을 쳐다보게 만든다.





■ 호퍼의 그림에서는 늘 시선이 엇갈린다. 관객을 그림 속 인간을 보고, 그림 속 인물들은 서로 다른 곳을 본다. 어긋나는 시선이 우리는 각도가 날카롭다. (72쪽)

■ <뉴욕의 방>은 창문 안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남성은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여성은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누른다. 이들은 부부일 테지만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고 서로를 바라보지도 않는다. (77쪽)

□ 이상한 구도와 시선은 관객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사상과 철학,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부엌과 거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밀한 감정의 변화가 느껴진다. 그럴싸한 외출복은 외부에서 보여줄 쇼윈도적인 면을 연상시킨다. 외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내면은 거리가 있고 표현할 수 없는 감정선이 있는 것이다.





■ 그림을 멋지게 그리는 것보다 인생과 자연의 모습을 완전히, 때로는 조금 에둘러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112쪽)

□ 사진 같은 그림에서 작가의 해석이 가미된 그림은 작품이 되었다. 이제 해석의 주체도 관객에게 넘겨진다.





■ 당시 미국의 예술가들은 사실주의의 영향 아래 놓여 있었다. 산업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믿음은 젊은 예술가들을 짓눌렀다. 여기에 더해 유럽에서 온 것이 아니라 미국적인 것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 또한 단단한 줄기를 이루었다. '미국적인 화가' 호퍼의 그릶은 일견 이런 요구에 잘 맞았을 것 같다. 하지만 호퍼는 예술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어떤 이념이나 가치를 전달하는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호퍼의 그림에서는 심리적인 장치가 중요한 구실을 했다. (154쪽)

□ 호퍼에게서는 사조나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그림으로서 그림, 주체나 객체가 따로 분리되지 않는 그림으로 보여진다.

□ <빈방의 빛Sun in an Empty Room,1963> 작품은 거의 말년에 내 놓았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오로지 빛이 스며드는 벽만 보인다. 창과 벽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그림자 외 공간에서 부유하는 먼지 등이 그려진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는 #호퍼_작품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에드워드호퍼의시선_을 접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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