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이 배를 곯을망정 빈 손으로는 안 와 국가라는 것은 참 사람을 죽여 놓고도 얼굴 한 번을 안 비쳐, 양심도염치도 없어.할머니에게 국가는 괴수였다. 한 사람의 죽음과 남은 가족을 대하는 데 있어 아낙들이 베풀었던 온정에 비하면 그것은 애당초 양심과 도리는커녕 사람을 짐승만도 못한 것으로 취급하는 괴수에지나지 않았다. - 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