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아침에서 나온 [스파이 여우] 책을 만나 보았다. 책 제목이 입에 착 감긴다. 아마도 여우의 평소 이미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눈은 찢어지고 코는 오똑하고 삼각형 모양의 얼굴이 스파이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책에서 말하는 스파이 여우는 인간이 만든 인공 지능 로봇이다. 자연과 여우 가족의 일상을 관찰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실제로 동물의 세계를 관찰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스파이 동물을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다니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책에서 스파이 여우는 새끼 여우로 제작되었다. 숲에서 길 잃은 새끼 여우를 어미 여우가 발견하고 자신의 가족으로 품고 살아간다. 스파이 여우 눈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여우 가족이 살아가는 방식을 볼 수 있다.여우 가족이 살고 있는 산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가 한참이다. 다이너마이트 폭팔음과 공사 먼지로 숲속에 사는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간다. 또한 사냥꾼들이 설치해 놓은 덫과 독약을 넣은 먹이로 인해 동물들은 죽음을 맞이한다.똑똑한 여우 가족은 덫과 먹이를 잘 피하지만 더이상 먹을 것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여우 아빠가 독약을 먹고 죽은 꿩을 먹고 죽고 만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산불이 나서 피하는 과정에서 어미 여우 마저 죽음을 맞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파이 여우를 제 자식처럼 키운 어미가 스파이 여우를 지키기 위한 희생이 스파이 여우 눈에 모두 찍히게 된다.스파이 여우의 배터리는 꺼졌지만 기적처럼 스파이 여우 눈이 떠지며 스파이 여우에게 입력되지 않은 ‘엄마’라는 단어를 말하며 어미 여우 옆에서 슬피 운다. 그 곁에서 어미 여우는 자식처럼 키운 새끼 여우가 드디어 ‘엄마’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 기뻐하며 눈을 감는다.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었다. 자연과 동물은 그대로이지만 지금의 숲은 예전의 숲이 아니다. 먹을 것과 마실 물이 사라지고 동물들은 죽음을 맞이하고 빠르게 멸종되었다. 그럼에도 자연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과 끈질긴 생명력으로 위대한 자연속에서 여전히 동물들은 살아 가고 있다. 동화책 속에서 나오는 동물들을 이제는 동물원이나 책 속에서만 만나는 것이 무척 아쉽고 안타깝다. 자기 자식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남의 자식도 내 자식으로 키우는 여우를 보며 동물적 본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너무 많은 생각보다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자연의 파괴 뿐만 아니라 가족의 해체 또한 심각하다. 빈익빈 부익부 문제 만큼이나 오로지 내 가족, 내 자식만 끼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나 역시 그런 부류의 한사람이라 더 많은 말은 못하겠지만.. 더불어 가는 세상이란 것을 아이에게 행동으로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8살 딸 아이도 이 책을 읽고 너무 감동적이라고 이야기 해줬다. 무엇이 감동인지 잘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여우가족의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우리 가족도 여우 가족처럼 내 주변의 힘들고 아픈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고 품어주는 따뜻한 이웃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