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내려온 전화 부크크오리지널 2
글지마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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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소설책 한 권을 골랐다. 저승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다는 독특한 소재에 꽂혀서 선택하였다. 저승과 연결되는 시간 18분 동안 당신은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가라는 표지의 질문이..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저승과 통화하기 위하여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공무원이 있다. 주인공은 한봄. 저승의 통화국 대리인으로 근무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통화국 대리인들은 이승 사람들로서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은 공무원으로 저승사자, 저승차사로 불린다.

저승과 연결되는 일을 한다니 왠지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인지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에서 저승 사자 한봄 역시 환대를 받지 못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믐달 죽은 고인과 통화를 신청시 자신의 죽음도 신청 할 수 있다.

아파트에 사는 이웃 중 연인의 죽음으로 고인과 통화를 원하는 사람과 자신의 남편이 고인과 죽음을 통해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보니 한봄은 이웃들의 눈초리와 부탁들로 편안게 살 수가 없다.

그렇게 주변 인물들과의 스토리가 이어진다.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해 통화를 매번 신청하지만 거절되는 전화, 부부의 자살로 남겨진 아이를 동네 사람들이 십시일반하며 키우는 아이도 있다. 그 아이를 한봄 역시 돌보게 되고 그 과정중에 한봄의 과거가 밝혀지게 된다.

저승과의 전화 통화이지만 주인공 한봄과 산자의 이야기가 더 많이 흘러 나온다. 상상만 해 보았던 염라의 존재도 책을 통해 더 많은 상상과 죽음 이후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스토리는 결국 죽음도 삶도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진다.

처음엔 저승사자라는 차갑고 매마른 이미지의 주인공 한봄 이었지만 그 역시 그저 연약하고 따뜻한 한명의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고 산 사람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조금 아쉬운 것은 저승과 통화하는 내용을 엿듣지 못해서일까.. 소중한 사람을 책을 통해서 그렇게라도 만나고 싶은 내 욕심 때문이었을까.. 어쩔 수 없이 산 자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가 당연할 지 모르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저승과 연결된 시간 18분.. 삶과 죽음이 연결되는 시간때문인지 무척 흥미롭고 판타지 소설 다운 스펙타클한 소설이었다. 한봄과 어느새 주변 이웃들과 정이 듬뿍 들어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 저승사자와 염라의 관계, 그 속에서 자라는 사람들의 사랑과 우정이 봄의 새싹처럼 피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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