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줍음에게
세브린 비달 지음, 마리 레지마 그림, 신정숙 옮김 / 책연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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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음이란 감정은 대게 숨기고 싶은 감정이다. 자연스런 감정이지만 들키면 부끄럽고 심하면 신체적인 증상까지 생기기도 한다. 어릴 때 생각해 보면 어른들에게 인사하기,수업시간에 책 읽기나 발표하는 것들이 왜 그렇게까지 부끄러웠나 싶어 안쓰럽기까지 한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을뿐 여전히 나는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것을 불편해 하고 수줍어한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아이 입장에서 생각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닌가 반성이 들었다. 나는 이제 어른이 되어 누군가에게 인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지만 아직 아이는 익숙치 않은 경험이기에 수줍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수줍어 하는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아직 너무 짧은 인생을 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인사도 발표도 무척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문제를 가지고 엄마의 체면을 생각해서 인사를 강조하거나 다그친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소녀가 수줍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보여준다. 수줍음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지만 수줍음을 검은색 털뭉치 같은 캐릭터로 꾸며 놓아 어찌보면 귀여운 악동처럼 보인다.

이 귀여운 악동이 인사나 발표 시간에 어깨 위에 또는 호주머니에 들어가 나를 힘들게 만든다. 수줍음이란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을 어떤 캐릭터로 표현하니 수줍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줍음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꼬마 소녀도 결국엔 부모님께 수줍음과 결별하겠다고 선포하며 수줍음을 길들이게 된다.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주었다. 우리 딸은 이제 충분히 수줍음을 길들인 것 같다고 말이다. 그리고 때로 그런 감정이 올 때 그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움 감정이니 내 마음을 잘 돌보아 주면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 털뭉치 그림을 생각하며 수줍음을 조금 달래 보자고 함께 이야기 하였다.

더불어 나도 나의 수줍음을 조금 귀여워 하며 수줍음 이상의 상태로 나아가도록 용기를 내어야겠다고 생각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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