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도착하고 다섯살 딸 아이에게 읽어주는데 아이보다 내가 더 집중이 안됐다.일반적인 동화책이 아니다.그림도 글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낯설어 한참을 헤매며 읽은 책이다.이 책은 이란 작가의 글로 이란의 설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이란의 설은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춘분인 3월 2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여긴다.새해를 맞기 전 이란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온가족이 모여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책의 이야기는 설날이 되기 두시간을 남겨두고 한 아이가 이발소에서 머리를 자르기 위해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그런데 이발소 아저씨는 순서대로 머리를 깍아주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 위주로 머리를 깍아준다.그리고 드디어 아이 순서가 왔지만 또다른 어른 손님이 들어오게 되어 아이의 순서가 밀린다.아이는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아 초조하고 불안하다. 또 다른 장소에서 설날이 두시간 밖에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한 소녀가 있다. 소녀도 엄마의 심부름으로 설날에 입을 새 원피스를 받기 위해 수선집에 기다리고 있다.이때 하필 정전이 되어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두드려도 아줌마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이유는 아줌마의 귀가 살짝 어둡기 때문이다.설날이 두시간 밖에 남지 않은 또 다른 장소, 차도에서 한 소년이 꽃을 팔고 있다. 한 운전자가 자신이 꽃이라며 꽃이 필요없다고 이야기한다. 소년의 동생이 다가와 오빠에게 이제 설날이 얼마 안남았다며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수선집 문을 하염없이 두들기는 소녀를 집으로 돌아가던 남매가 도와준다.누이의 오빠는 손가락 휘파람을 불었지만 문이 열리지 않는다. 휘파람을 열번도 넘게 부른다.그때 수선집 아줌마가 창문을 열어 소녀를 확인하고 소녀는 아줌마에게 수선된 새 원피스를 받게 된다.그리고 아줌마는 소년의 꽃을 사신다.다시 이발소로 돌아와 이발소 문이 열리고 원피스를 받은 소녀가 이발소안 마지막 남자 손님에게 수선집 아줌마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머리는 안해도 좋으니 집으로 돌아오시라고.. 꽃은 자신이 준비해 놓았다고.. 이발소 아저씨는 손님 차례인데 어디 가시냐고 묻는다. 손님은 꽃과 과자를 들고 아들 묘지에 가신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발소에 있던 아이는 설날 전에 머리를 깍을 수 있게되었다.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모두 설이 되기전 원하는 것을 이루고 집으로 돌아가게된다.각자 위치와 장소는 달랐지만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언제나 약자의 위치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알게 모르게 또는 나도 모르게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다.그리고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어려움을 모른척 넘어가지 않고 도움을 주자 그 도움이 서로와 또 다른 아아에게 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 바다에 태풍을 줄 수 있다는 말처럼 나의 작은 선행이 폭풍처럼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흑백의 그림과 대비되는 노랑 나비와 아이들의 옷에 포인트처럼 주었던 색감이 어둡고 차가운 도시와 비교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글과 그림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고 여운을 많이 가진 동화책이다.아이에게 다시 한번 읽어주고 아이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어른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