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우연히 친구가 추천해줘서 기쿠지로의 여름 (菊次郞の夏, 2002)을 본 적이 있다. 감독이 연기도 함께했다. 옆집 아저씨처럼 편한 인상으로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줬던 아저씨. 이 사람이 책을 내다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보다는 개그맨 비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엉뚱하고 어찌보면 엽기적이기까지한 다케시의 생각들. 정치, 가정, 사회에 걸쳐 현실의 썩어 문들어진 부분을 도려내려는 칼날을 사정없이 들이대고 있다. 일본만의 문화적 불행도 있지만, '인간'이 사는 지구의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 불행들에 대해서 (어찌보면) 지극히 주관적인 다케시만의 입장을 써놓았다. 

읽는 내내  일본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너무 속이 후련했다. 정말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국회의원에게 자격 갱신시험을 치게 하자는 너무나 웃겼고 너무나 공감이 갔다.

 

나라를 사랑하기에 그만큼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난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했다. 나 자신을 내가 먼저 사랑해야 남이 사랑해주듯이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가꿔가야 하는것은 나 자신이다. 남들이 먼저 비난하기 전에 스스로 깨닫고 고쳐나가야 하는데 자꾸 감추기 바쁘고 배울수록 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더 바보가 되는 것 같고, 그로인해 겉만 멀쩡하고 속은 썩어 문드러진 사회가 되어가는게 아닌가 싶어 씁쓸했다.

지금 한국은 다케시가 말하고 있는 일본보다 어쩌면 더 위험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더 위험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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