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죽음
에밀 졸라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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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랑스 19세기 후반의 결혼에 관련된 사회상이 드러난 짧은 단편들의 모음이다. 당시 풍습을 알기에 요긴하다. 결혼 풍습 자체와 그 관례를 둘러싼 인간 욕망과 대처법이 지금과 별다르지 않다.
세태를 그대로 드러내며 범상한 삶을 사는 인물을 거의 냉소에 가깝게 관찰하는 이런 작법이 20세기에는 우리 문학에도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
인물들을 상위에서 굽어보는 듯한 작가의 관찰 태도가 지금 보면 약간 낡은 듯 보이는 서술이다. 그때는 그걸 ‘객관적‘이라 여긴 듯하다. 담담하게 말을 아끼면서도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날 수도 있는데 나는 이민진의 <파친코>에서 그걸 느꼈다. 졸라의 단편에는 그런 것이 없다.

테레즈 라캥의 씨앗이 된 짧은 단편 <어떤 사랑>을 발견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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