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기계들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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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위대한 취득물을, 아담이라는 인공적 현실을, 그와그의 동족이 우리를 이끌어갈 방향을 가리킬 수도 있었다. 확실히 실험에는 숭고함이 있었다. 체현된 의식에 유산을 쏟아붓는 건 영웅적이고, 심지어 좀 영적인 일이기까지 하지 않을까? 베이스기타리스트는 그것에 대적할 수 없었다. 하지만-거기엔 아이러니가 존재했다. 어느 늦은 오후에 부엌에 들어갔더니 아담이 명상에 잠겨 있다가 시선을 들고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의 교회와 거기 걸린 모든 그림을 숙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견해를 형성해가고 있었다. 바로크가 특히 그를 매료시켰다. 그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를 매우 높이평가하면서 내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했다. 최근에 필립라킨의 시도 읽었다고 했다. - P300

"찰리, 나는 그 평범한 목소리와 무신적 초월의 순간이대단히 귀중하게 여겨집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아담의 열성이 지루할 때도 있었다. 또다시 무의미한 공원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던 나는고개를 끄덕이고 부엌을 떠났다. 내 마음은 텅 비고 그의 마음은 채워지고 있었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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