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던 운동이 갸우뚱했던 이유를 피터 브룩스를 경유해 알게 되었다.
다음은 그와 관련된 발췌들이다.

소설은 사유의 세속화와 더불어 지배적인 형식이 되었다. 여기서 사유의 세속화란, 영원 속에서 시간을 되찾겠다는 어떤 거창하고 신성한 계획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인간 삶의 의미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말한다.  - P175

사람을 대하는 그릇된 방식과 올바른 방식에 대한 문제는 소설 속어디에나 존재한다. 리처드슨부터 톨스토이와 프루스트, 쿳시와 이시구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주요 소설가들이 증명하듯이, 소설은 그러한 갈등을 다루는 형식이다. - P180

이는 왜 루소의 소설이 그렇게 긴지도 말해 준다. 인물을 알기 위해서는, 그들의 결점, 미덕, 삶 전체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루소는 백 년이 지난 후 "리얼리즘으로 알려진 장르,
즉 일상생활을 주제로 삼은 소설 장르를 강하게 옹호하는글을 쓴 셈이다. - P185

 이야기는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법은 이야기의사용을 통제하고 제한해야 한다. 실제로 이는 법에서 서사의 중요성을 일부러 못 본 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처드포스너 판사와 같은 법률 이론가들은 법률에서 이야기가 차지하는 역할을 인정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비판이다. 즉,이야기는 법률가에게 일종의 통제 불가능한 담론이다. - P200

법정에서 서사를 금지한다면 평결은 불가능하다. 범죄와 처벌에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 P201

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상상하고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만큼이나 가변적이다. 세상을 상상하고 이해하는 일은 잘짜인 서사에 달려 있다. 그러한 서사가 확신conviction을 낳고유죄판결conviction을 이끌어 낸다. - P209

그러나 반대론자와 외부 운동단체를 위한 스토리텔링은이야기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전적으로 이야기에 긍정적인가치만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모든 면에서 법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야기가좋은 일도 하지만 나쁜 일도 한다는 사실은 큰 조명을 받지못했다.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서사, 무가치한 서사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서사의 사용법이다. 그리고 이야기에 특정한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면, 정말 필요한 것은 뒷전으로 물러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서사가 법률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제대로 분석될 기회가 사라져 버린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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