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작가 미셸 뷔토르는 문학이 위기를 맞았다고진단한다. 그는 문학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낼 능력을상실했다고 본다. "10년 혹은 20년전부터 문학에서는 거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출판되는 작품들은홍수를 이루지만, 정신적으로는 정지상태다. 원인은 소통의 위기에 있다. 새로운 소통수단들은 경이롭지만, 어마어마한 소음을 일으킨다." 소통의 소음은 같은 것의 지옥을 지속시킨다. 무언가 완전히 다른 것, 전혀 비교할수 없는 것, 전혀 있지 않았던 것이 생겨나는 것을 막는다. 고통이 억제된 안락영역은 같은 것의 지옥이다.  - P59

고통의 부정성은 사유에 필수적이다. 사유를 계산 및인공지능과 구별되게 하는 것은 고통이다. 지능이란 어떤것들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inter-legere 을 말한다. 지능은 구별능력이다. 따라서 지능은 기존의 것들을 벗어나지 않는다. 지능은 완전히 다른 것을 산출하지 못한다. 이 점에서 지능은 정신과 다르다. 고통은 사유에 깊이를 부여한다. 그러나 깊은 계산이란 없다. 사유의 깊이란 무엇인가?
계산과 반대로 사유는 세계에 대한 완전히 다른 관점을,
나아가 다른 세계를 산출해낸다. 오직 살아 있는 것, 고통의 능력이 있는 삶만이 사유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는 바로 이 삶이 없다. "우리는 생각하는 개구리도 아니고, 내장이 차갑게 식은 객관화하는 기록 장치도 아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고통으로부터 우리의 생각을 출산해야하고, 우리 안에 있는 모든 피, 심장, 열기, 쾌감, 정열, 고통, 양심, 운명, 숙명을 어머니처럼 생각에 제공해주어야한다. "인공지능은 계산장치일 뿐이다. 물론 인공지능은 학습능력이 있고 딥 러닝 능력도 있지만 경험을 하는능력은 없다. 고통이 비로소 지능을 정신으로 변환시킨다. 고통의 알고리즘은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 P63

「인간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관음적인 태도를 취한다는흔한 인간학적 가정은 공감 능력이 급속히 줄어드는 것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갈수록 공감이 상실되어가는것은 타자의 소멸이라는 근본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통사회는 고통으로서의 타자를 제거한다.
타자는 대상으로 사물화된다. 대상이 된 타자는 고통을 주지않는다. - P80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자아에 의해 지배되고 포획되고, 심지어 도취되어 있다. 더 강해지는 나르시시즘적 자아는 타자 안에서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만난다. 디지털매체들 또한 타자의 소멸을 조장한다. 디지털 매체들은타자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어 타자의 저항을 약화한다. 갈수록 우리는 타자의 다름을 지각할 능력을 잃어간다. 타자가 다름을 빼앗기면, 그 타자는 오로지소비될 수 있을 뿐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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