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또한 나만큼이나 시대의 흐름을 억지로 습득하고 있는 듯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세계가 나를 두고 멀리 가버린다. 내게 익숙한 세계는 이제 죽어가고 있고 곧 유효기간이 끝날 것이다.말하자면 나는 클래식의 세계로 떠밀려가는 중이다. 너무 과거라 오히려 낯선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한 채 흉상으로 박제되어 있는 위인들의 세계 말이다. 곧 내가 속한 카테고리는 그쪽이 될 듯하다.예전에 유서깊은 조리원의 백전노장 신생아 돌보미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아기들이 진화하고 있다고. 30년 전이라면 백일 아기나 했을 법한 행동들을 생후 1~2주에 하기 시작했다고 말이다. 인간은 늙고, 죽는다. 그리고 세포 단위로 모든 것을 리셋해 더 업그레이드된 다음 세대를 남긴다. 다음 세대를 판단하지 말지어다. 기성이 된 세대는 그들을 그저 관찰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은 그들이 우리보다 낫다. 그러라고 우리가 그들을 낳았지 않았나. 우리가 절대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