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이 말했다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문 대상 수상작 스토리잉크 1
제레미 모로 지음, 이나무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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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식 구조로 만들어진 우화이다. 그리고 진지한 어른들을 위한 잘 만들어진 만화이다. 요즘에는 이런 작품을 그래픽노블이라고도 하더라.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이어지며 '죽음'에 성찰로 포커스가 모아지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이야기를 '고장 난' 사람들에 대한 우화로 읽었다.

동물들의 모습을 빌려 등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정상성에서 벗어난 사람들.
정상성에서 벗어나게 되는 계기(혹은 근원적 이유)가 코모도 도마뱀과 원숭이로 드러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 잃어본 사람들은 절대로 정상성 속에서 안주할 수가 없지.
어떤 깨달음이 거대한 덤프트럭 바퀴처럼 내 머리를 치고 지나갈 테니까.
(내 아버지가 덤프트럭 바퀴에 치여 돌아가셔서 이런 비유를 쓴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런 비유는 매우 고전적이고 상투적이지 않나?)

아무튼,
초등4학년 아들에게 보여주려고 산 책치고는 너무 무겁고,
중년의 어른 인간이 여름 해변에서 읽기에는 지나치게 쓸쓸하지만,
그래서 손에 꼭 쥐게 되는 책이다.

내 삶에서 나를 떠나갔던 사람들을 (코모도 도마뱀처럼) 누구도 먹을 수 없게 땅에 묻거나, (원숭이처럼) 하늘로 높이 들어올리는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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