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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임영태 지음 / 마음서재 / 2017년 10월
평점 :
이곳은 인구 오천여 명이 사는 작은 읍이다. 집 앞에 왕복 육차선 도로가 지나가고, 대문을 나서면 바로 횡단보도다....
이렇게 이 책은 시작한다.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가 자세하고 여유롭고 느린 듯 하다. 주인공 부부의 이야기, 더 정확하게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제목답게 지독히 사소한 우리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고 지독히 아득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특히 생존 욕망과 가치 추구의 괴리를 들여다 보았다고 말한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단순하고 치명적인 생존 조건 아래에서 사람들은 어떤 노동이든 해야만 하고, 동시에 그것만큼 절실한 것이 ‘나는 왜 살아가는가’ 하는 자기 존재의 의미. 여기엔 우열이 없다. 이 소설을 통해 이 의미를 표현하려 하였고 작가의 의도는 강하지 않게, 스며들 듯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전달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젊은 시절, 남들처럼 사는 것은 너무나 평범하며 그런 삶을 사는데 가치를 찾지 못하고, 그러므로 의미부여도 할 수 없었다. 남들과 다르게 살기를 원했던 그는 멋진 발명을 통해 자신의 의미를 드러내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살 수 만은 없는 법. 바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그는 깨달았고 아내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결국 현재, 주인공 부부는 각자 다른 편의점에서 (둘 다 집 근처다) 낮에, 그리고 밤에 일을 한다. 그러한 일상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의 이야기. 하지만 나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살아내는 매 순간의 ‘지금 여기’에서 우리는 긍지를 찾아야 한다. 지금 여기는 과거를 모아주는 곳이기도 하며, 그렇게 모인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미래가 발산되어 나간다. 편하게 읽어지는 이 소설 속에서 나의, 우리의 그리고 오늘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난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없기 때문이다. 쌀쌀해지다못해 추워지는 요즘, 담담하게 읽어지는 하지만 그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