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영어 공부, 제대로 해볼까? - 근데, 영화 한편 씹어먹어 봤니? by 신왕국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영어를 배우기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는데 비해 실력은 실망스럽다. 이르면 유치원부터, 아니면 초등학교때부터 영어를 원어민과 배우며 익숙하고 친숙하게 하려 노력하는데, 그리고 어디에 지원하려고만하면 기본적으로 필요한게 영어 성적인데, 왜 그렇게 영어를 하는데 어려워하는 것일까? 

영국에 있을 때, 한국인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던 교수와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정확히는 그 교수가 나를 찾아와 상황을 파악하고 싶어했다. 시험을 치면 성적이 잘 나오는데 튜터링할 때 말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 학생은 한국 학생이었다. 한국 교육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문법과 단어 암기를 강조하여 읽고 쓰는데 어려움을 덜 느끼는데 반해 말하는데에는 엄청난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영어가 아닌 모국어 할 때에도 어려움을 느끼지만 영어로 말하라니 더 어려울 수 밖에. 

이 책은, 영화 한편만 씹어 먹어 보라고 말한다. 씹어 먹는다. 무슨 의미일까? 파헤쳐보자.

저자는 4년간 복싱을 해서 복싱 자격증을 딴다. 고등학교때 자퇴를 하고 집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 (개인사는 책의 주요 내용이 아니므로 간단히, 궁금하면 읽어보시길 추천.) Wait a second가 무슨 뜻인지 몰라 ‘기다려 하나,둘’ 이라고 말하던 저자. 이 에피소드만 봐도 영어 실력이 어때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저렴한 영어 학습 방식을 택한다. 바로 영화 보기.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바로 라푼젤.

보통 영화로 영어 공부 한다고하면 자막없이 영화보기, 영화 여러번 반복해서 보기 등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한 방식은 한 문장을 들릴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것이다. 그리고 들리는 만큼 적는다. 열 번이건 스무번이건 들릴때까지 반복한다. 그리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간다. 말만 들어도 벌써 지겨울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라푼젤을 두달에 걸쳐 본다. 이게 저자가 말하는 씹어 먹는다는 뜻이다. 그렇게 애니메이션 세편을 보고 타이타닉으로 넘어간다. 3시간의 장편 영화. 그 영화를 그렇게 한문장 한문장 들릴때까지 반복, 들린 만큼 적고 다음 문장. 그렇게 몇 달에 걸친 영어 공부. 6개월이 지나니 영어가 잘 들리고 말하는데도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필리핀 단기 어학연수, 그리고 미국 대학에 입학.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의 강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방법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방식을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끈기. 끊임없이 해 내는 힘. 그것이다. 

난, 중학교때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 그리고 그게 전부였다. 시골에서 자라 영어 학원이 없었던 것이다. 원어민?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영어로 미팅을 해야하는 상황에 닥쳤고, 그런 나날이 이어졌다. 내가 한 선택? 바로 영어로 상상하기. 다시 말하면, 길을 걸어가거나 혼자서 어떤 일을 할 때에 그 상황들, 혹은 떠오르는 생각들을 영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일기도 영어로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쉬운 단어들도 잘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쌓여 영어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나의 첫 번째 인터뷰는 영어로 했으니 이렇게 연습한 것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