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출산에서 어떻게 소외되는가

여성은 출산에서 어떻게 소외되는가 - 우리가 몰랐던 출산 이야기 ㅣ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7
전가일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8월

여성. 출산. 뗄래야 뗄 수 없는 두 단더. (출산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뜻이 아니다. 출산은 여성만이 가진 고유영역이란 의미다.)
의료화 출산이 당연시 되고 있는 요즈음,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시작으로 현재의 의료화 출산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출산에 의료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저자는 출산이라는 소중한 삶의 순간을 좀더 인간적이고 좀더 사람답게 맞이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 켈핀은 여성의 출산을 "인간 삶의 순환의 신비를 알게 하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출산은 여성이 지니는 매우 독특하고 유일한 경험일 뿐 아니라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며 핵심적인 삶의 경험이다.
- 임신 직후부터 출산 전까지 나이와 출산 경력을 들어 나를 '고위험'산모로 분류하면서 갖가지 다양하고 값비싼 검사를 하게 만들었던 의료 시스템은, 출산을 앞에 두고서는 '수가가 낮아서 수익이 나지 않는' NICU병상이 모자라다며 나를 거부했다. 
- 나는 신 앞에 나를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것은 의료진이 주도하고 있는 병원 출산 과정에서 대상화될 대로 대상화된, 소외될 대로 소외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주체적인 선택이었다. 
- 의료화 출산 과정에서 임산부와 아기의 분리는 일반적인 규범이다. 의료진은 '아기의 보온과 영양이 중요하다, 감염의 위험이 있다'와 같은 이유로 임산부와 아기를 분리시킨다. 
- 의료화 출산에서 결국 수술로 분만하게 된 나의 출산 과정은 신체의 물상화가 차근차근 진행되는 과정이었다. 
- 버검은 여성의 출산 진통이 그 과정에서 겪게 된는 많은 어려움과 고통의 경험을 통해 '여성'이 '엄마'로서 탈바꿈하게 되는 교육적 현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출산과정에서 많은 여성이 극심한 진통이나 위험에 직면했을 때 '아이를 위해 죽을 수도 있을 정도의 책임감'을 갖는다고 했다. 
- 산통은 산부에게 필연적인것이다. 이러한 진통이 아이에게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고 산모에게는 아이와의 애착이나 모성을 더 잘 형성하도록 돕는 힘이라는 것이다. 
- 임산부인 여성의 자각과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의학적인 처치가 필요한 어떤 '질병'이 아니라 여성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봐야하며, 여성 스스로 출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모든 여성이, 자신이 꿈꾸는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 자신이 출산의 주인공이라는 자각, 그리고 스스로 몸을 움직여 출산을 할 수 있다는, 출산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신뢰가 있을 때 자신의 출산권을 지키고, 의료화 출산 시스템하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연하고 어쩌면 편하게 생각해 왔던 현재의 출산 방법은 한국에 보편화 된지 불과 3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시스템의 좋고 나쁨을 이분법적으로 보자는게 아니다. 출산이라는 경이로운 순간을 어떻게 더 따뜻하게, 기쁘게,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우리 각자가, 그리고 사회가, 국가가 함께 생각해 보자고 조용히, 따뜻하게 부탁해 본다. 

출산이라는 내 삶의 소중하고 매우 의미있는 사건으로부터 나는 가장 소외받는 대상이 되었다.

모든 여성이, 자신이 꿈꾸는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