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여자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버텨나가는 것인지
그렇게 아둥바둥 이를 악물고 버텨나가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더욱 처절하게 싸워야 하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나마 공무원이라 안정적인 육아휴직과 복직을 보장받았기에
나는 덜 치열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에 그저 안도하고
적당히 버텨내면서 이 시간을 지나가고 싶지는 않다.
최근의 나의 큰 변화라고 한다면
1. 주말에는 육아의 절반 정도를 남편에게 맡기기
2. 시가의 육아와 살림에 대한 자잘한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
3. 몸무게에 연연하지 않기
4.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는 엄마를 벗어나 내 시간 갖기 등을
정말 열씨미 실천 중이다.
남들이 보면 정말 사소한 투쟁처럼 보이고
조금은 억척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게 당연한가보다라며 시간을 흘러지내기보다는
부당한 상황에 지지 않고
스스로 이런 생각을 붙들고 지내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암살'에서
하정우가 독립투사 전지현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걱정어린 마음으로 질문하는 장면이 있다.
나 역시도 하정우와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때 전지현의 대답이 참
아프지만 현실적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광복이 오겠냐고..
이전에 비해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세상이 바뀌었다는 둥
역차별이라는 둥
뭔가 엄청나게 변화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겪은 현실은
여전히 너무나 부당하고 가혹하며
한참 멀었다..
당장 양성평등이 실현되리라는 기대가 없더라도
일단 내 주변의 사람들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만이라도 먼저
아주 조금씩 조금씩 바꿔나가려고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나머지 사람들도 나와 같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마치 광복을 기다리는 독립투사처럼^^
어쩌면 당연한 권리를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나만이 나의 권리를 가장 잘 지킬 수 있기에
절대 포기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