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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최종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한 사람의 남편으로, 한 아이의 아빠로 살아가면서 아내란 또는 자식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깊이 생각해본 적 없이 살았습니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제하고 나면 기껏 두서너 시간 얼굴을 대면하지만 그나마도 건성이어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운동을 다녀오면 변변한 대화 한 마디 없이 한주의 시간을 훌쩍 보내버리곤 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보게 된 이 구절은 그래서 더욱 저의 가슴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죽고 싶을 만큼 절망해본 적 없는 사람들은 모른다. 얼마나 작은 일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이야 가난하고 외롭고 병든 이들이 대체 무슨 낙으로 살아가는지 모를 테지만, 가난하고 외롭고 병들어 보면, 오히려 더 자주 행복을 느끼게 된다. 아주 작은 일에도 행복해지는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많이 갖지 못했지만 최종길 씨보다는 분명 좋은 여건임에도 저는 아직 저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란 걸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기에 이 구절이 별스럽게 다가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느낌을 아내도 받았는지 어젯밤 저에게 이 책을 넌지시 건네더군요. 전에 없는 일이어서 어제는 텔레비전 대신 독서삼매경에 빠져들었지요. 결코 후회되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종길 씨, 정말 본받고 싶은 훌륭한 남편이자 자식이자 아빠입니다. 혜영 씨가 어서 자리를 훌훌 털고 어서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