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속의 호랑이 (독일어 완역판) - 독일 전차 에이스 오토 카리우스 회고록
오토 카리우스 지음, 진중근.김진호 옮김 / 길찾기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와 진흙 속의 호랑이라는 제목을 보고 전쟁영웅의 멋진 활약상이나 티거라는 전설적인 전차에 대한 경험자의 상세한 논설은 없다.

(단순히 티거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토머스 옌츠나 스티븐 잘로가 같은 기갑 전문가들의 전문서적을 찾아보길 추천하고 싶다.)


물론 전설적인 말리나파 전투를 비롯하여 전쟁영웅으로서의 저자의 명성에 걸맞는 내용과 티거에 대한 찬미 및 저자가 탑승했던 다른 전차들에 대한 경험과 평가도 볼 수 있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진창 속에서 허우적대던 미숙한 인간이 담담하게 써 내린 회고록이다.


바보 같을 정도로 미숙했던 어린 사관후보생부터 오늘날의 이름값에 걸맞게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던 우수한 군인 그리고 자신들의 과오와 앞으로 맞닥뜨릴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패배한 침략군의 모습까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저자가 담담하게 써 내린 한 명의 미숙한 인간인 오토 카리우스의 모습이다. 필자는 그런 바로 그런 점이 이런 책을 단순한 기록이나 자신의 과오를 가리는 장성급 지휘관들의 회고록보다 가치 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티거라는 전차에 대한 논설만을 보고싶은 사람이라면 실망스럽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이 책을 읽고 실망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역이 없더라도 원서와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중역, 관련 지식의 부족으로 단어 및 어휘에서 오역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비종사자의 번역과 달리 기갑병과 출신의 전문가들이 번역한 이상적인 번역이 너무 반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