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닥터 프렌즈'라는 3명의 유튜버에게 빠져버렸다. 특히, 정신과의사 오선생님!
빠져들게 된 계기는 해리성 성격장애 아이를 치료해주는 '후엠아이'라는 게임을 리뷰해주는 영상 때문이었다. 캐릭터가 있고, 캐릭터가 한 말에 대해 대답을 선택지를 골라 답해주는 것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임이었는데, 나라면 그저 좋은 말, '그랬겠구나', '힘 내' 정도의 말을 해주었을텐데, 주인공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럴 때는 대화를 끌어 나가야할 것 같아요', '지금 말을 계속 잘 하고 있으니까 이야기를 계쏙 들어볼게요.' 라던가... 적절한 경청과 대화를 적절하게 리드하는 능력이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저서를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신 이시형 선생님과 박상미 마음치유전문가이시지만, 편의를 위해 '작가님'으로 통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를 집필한 빅터 프랭클 과의 대화가 이 책의 주제이다. 내가 그 책을 읽었더라면 더 좋은 서평을 남길 수 있었겠지만,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아 이 책,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서술하겠다. 이 또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지 않은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글을 써내려가겠다.
(048p) 한 생명을 건지기 위해
어느 날, 수용소 창고에서 누군가 감자 한 개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독일군은 범인을 고발하지 않으면 모두를 하룻동안 굶기는 벌을 주겠다고 했다.
모두 범인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를 고발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두가 '굶주림'이라는 고통을 인내한 것이다.
현대 사회는 어떠한가. 먹을 것은 풍족하고 서로 간의 배려와 사랑이 부족하지 않던가. 요즘 '인간 관계'가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힐링 도서와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한 편, 나만 당하고 살 수는 없으니 당하지 않기 위해 '지지 않는 법' 따위를 다룬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나도 수용소의 사람들처럼 주린 배를 부여잡고 하루를 굶으며 누군가를 살릴 수 있을까. 수용소의 상황보다 더 나아진 지금 상황에서, 단 하루라도 내 끼니를 굶으며 남을 위해 나의 자원을 사용한 적이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076p) 신은 인간이 괴로워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인생에 대한 고뇌가 시작될 때가 있다. '이게 맞는 건가',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그 때 왜 그랬을까' 같은 고뇌를 할 때, 나는 점차 괴로워진다. 하지만 이 괴로움은 내 나름의 해답을 내기 전까지는 끝낼 수 없다. 고뇌는 괴롭다. 작가는 여기서 이 괴로움이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고뇌 끝은 행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고뇌가 가학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자해로 볼 수 있다. '나는 ~~를 했으니 이 정도 고통은 받아도 싸!'라는 심리의 고뇌라면, 그것은 아무 의미 없는 고뇌라 한다. 가학을 목적으로 하는 고뇌에 대해서는 내가 많이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기에 작가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내가 이 주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