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컬러 표지가 취향을 저격한 반면 『십자가 새롭게 읽기』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 어렵게 읽힐 것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제목부터 강해설교 같았고, 신학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이라는 점이 색안경을 끼게 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로웠고, 내용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 문학작품, 드라마 등을 사례로 삼아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는 나로서는 신선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젊은 층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소재를 선택한 권해생 저자의 센스가 돋보였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십자가의 의미-묵상과 적용-토론과 나눔을 위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십자가의 참 의미를 알고 싶다면 교재 삼아 소그룹으로 나눔 해도 좋을 듯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하신 마지막 일곱 말씀, 즉 가상칠언에 담긴 내용을 읽고 일상의 예시로 묵상한 다음 주어진 질문에 답하며 교제하면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읽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앙생활이 길지 않은 나는 꽤 오래전부터 ‘왜 십자가여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을 종종 가졌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 시대는 최고 형벌이 나무에 매달려 죽는 것이었는데, 그만큼 고통스럽기도 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본보기로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갈 6:14)고 고백했다. 대체 십자가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 저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