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삶 - 타인의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는 독서의 즐거움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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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 <나니아 연대기>로 너무도 익숙한 이름이지만 신앙생활을 시작하고는 설교시간에 더 친숙해진 작가다.

세계적인 걸작을 탄생시킨 만큼 그는 상당한 애독가였다고 한다. 매일 일고여덟 시간을 책 읽는 데 투자했다고 할 정도니 어마어마하다. 저명한 비평가 윌리엄 엠프슨도 “당대에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사람. 무엇이든 읽고, 읽은 것은 전부 기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니 그 자체만으로 그의 삶은 책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듯하다.

이러한 C. S. 루이스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그의 유명 저서를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에세이, 편지 등에서 ‘삶의 변화를 낳는 독서 행위’에 대한 글을 엄선해 <책 읽는 삶>이라는 한 권으로 탄생했다.

180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호기심 자극하는 제목, <책 읽는 삶>. 하지만 가볍게 집어 들었다가는 큰 코 다친다. 기획 자체가 ‘이 땅의 모든 문학 작품을 즐겨 읽는 이들에게 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일깨우고 읽는 즐거움의 깊이를 더해주고자 하는 데’ 있어 한 문장, 한 문장 모두 마음에 새기고 기억하고 싶을 정도로 묵직한 덕분이다.

<책 읽는 삶>은 총 두 장으로 나누어 PART 1 ‘이토록 소중한 독서라니!_독서라는 예술, 그 희열’에서는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PART 2 ‘삶이 피어나는 독서의 자리로_책 읽기에 날개를 달아줄 생각들’에서는 저자 C. S. 루이스의 짧은 단상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C. S. 루이스의 독서 기준에 빠져들게 되는데 그의 삶에서 독서가 최고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인 만큼 그의 책을 읽는 기준은 명확했다. 그 가운데 몇 문장만 공유해본다.

시에 표현해 놓은 감정이 정말 시인 자신이 실제로 느낀 것인지, 아니면 상상에서 나온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우리도 같이 실감하도록 하는 시인의 능력이다.

<책 읽는 삶>_p20

최근 한 달 전부터 스트레스 관리로 매일 시 한 편씩 낭송 중이어서인지 더 와닿았다. 시는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짧지만 메시지와 여운은 오랫동안 남는다. 그 힘 덕분인지 툭 건드리면 노래처럼 나오는 시 한 편 있는 게 아닐까.


아이들만 즐기는 동화는 부실한 동화다.

좋은 동화는 평생 간다.

소설을 얻기 위해 동화를 잃어야만 했다면, 나는 성장했다고 할 수 없고 그저 달라졌을 뿐이다.

명실상부한 독서가치고 (인생) 시간표에 맞춰 책을 읽는 사람은 없다.

<책 읽는 삶>_p28/p30/p36

동화와 관련한 내용이다. 핵심은 동화는 어린이들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란 얘기다. 애초에 동화는 어린이를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한다. 문학계에서 유행이 지나 아이들 방으로 옮겨진 것이라는 숨은 진실에 놀랐다.

시대마다 특유의 관점이 있다. 특히 잘 포착하는 진리가 있고 특히 범하기 쉬운 과오가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이 시대 특유의 과오를 바로잡아 줄 책들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고서다.

<책 읽는 삶>_p54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고서의 힘은 수없이 언급된다. C. S. 루이스는 현대 서적이 옳은 경우는 이미 알던 진리를 어설프게 줄 뿐이고, 틀린 경우는 우리 과오를 가중시킬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역사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어야 하고 그것이 고서 읽기를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모든 예술 작품은 제일 먼저 우리에게 순응을 요구한다. 보라, 들으라, 받으라. 길을 막지 말고 비켜나라.

<책 읽는 삶>_p153

시를 읽을 때,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가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다. 그저 읽히는 대로 보여지는 대로 느끼면 될 것을 굳이굳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려 하는 게 현실이다. 나의 눈으로 한 번 보고 그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이 외에도 많은 문장이 시선과 마음을 붙들었지만 가장 으뜸은 아래 두 문장이었다.

문학 수업을 하는 참목표는 학생에게 모든 '시대와 실존'까지는 몰라도 그중 태반을 '유람하게'함으로써, 자신의 편협한 관점을 벗어 버리게 하는 것이다.

<책 읽는 삶>_p38

자신만의 문체를 개발하려면 (1) 본인이 하려는 말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2) 만전을 기하여 정확히 그것만 말해야 한다. 우리가 하려는 말을 독자가 처음에는 모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끔 나는 글쓰기란 양 떼를 몰고 길을 가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왼쪽에든 오른쪽에든 문이 열려 있으면 독자는 당연히 아무 문으로나 들어간다.

<책 읽는 삶>_p172

문학 작품을 읽고 이해하게 됨으로써 조금 더 유연한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상황들을 돌아다니며 구경한다고 표현한 것이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은 것이다. 또 두 번째로 뽑은 문장은 글쟁이라면 최고의 숙제가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난 문체를 가지는 것인데, 그것에 대해 명료하게 정의해 부정할 수 없게 만들었다. ‘양 떼를 몰고 가는 길’이라니.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지 않는가.

기준에 따라서는 충분히 가볍게 읽을 수 있겠지만 평소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만일,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특히 질문으로 구성된 부록 '나의 독서 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해두어 스스로 독서 기준을 점검해볼 수 있으니 독서 방향 설정에 여러모로 도움되는 한 권이다.


※ 이 도서는 두란노에서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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