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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의 탄생 - 역경과 역전, 점술에서 철학으로
이봉호 지음 / 파라아카데미 / 2021년 1월
평점 :
이 책은 머리말에서, 주역에 대한 상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주역』은 복희씨가 8괘를 만들고 문왕이 64괘를 그리고 괘사를 붙였으며, 주공이 효사를 짓고 공자가 『역전』을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복희씨는 삼황에 속하는 신화에 가깝고, 문왕과 주공은 기원전 12세기 전후의 인물이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자는 기원전 6세기 사람이다. 이들은 최소 6,700년의 시차가 있는 인물들이다. 『주역』이 이들 사상의 필연적인 연관성에 의해 완성된 것인가, 아니면 여러 사람들에 의해 시대적인 흐름속에서 만들어졌는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주역』 자체의 본질적인 가치나 의미를 바라보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말한 내용이 완전한 허구 임을 책에서 밝힌다. 각종 사적 연구자료와 문헌학적 탐구내용을 기반으로해 공자가 『주역』의 『역전』을 편찬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그러면 누구에 의해 마무리되었는가? 한무제에 와서 동중서의 대일통사상에 따른 오경박사와 음양오행가 등에 의해 주역은 내용이 보강되고 확장되어 오늘날의 통행본의 형태가 갖추어진 것이다.
애초에 『주역』은 다양한 점술의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팔괘와 64괘, 361괘로의 단순성과 다양성을 합께 구비함으로 인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오늘날까지 전승된 것이다. 한나라의 상수역학과 그 이후의 의리역학 등으로 변화를 거듭하여 변해왔다. 오늘날에도 옛것과 현재가 공존하는 가운데 새로운 주역에 대한 해석이 가해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주역은 작은 중국철학사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