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 - 어린 시절부터 아마존을 거쳐 블루 오리진까지
제프 베조스 지음, 월터 아이작슨 서문, 이영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평점 :

"오늘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첫 날입니다."
이 책을 덮으며 가장 강렬하게 남은 한 문장이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간절하다. 높은 열정으로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변하면 그 마음도 조금씩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제프 베조스는 첫 마음을 잃는 것을 항상 경계하며 높은 비전을 추구한 혁신가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고객중심주의다. 고객은 언제나 만족할 줄 모르기에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중심에 놓는다는 그의 철학에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것을 실천하기란 어렵다. 고객을 우선에 놓기 위해서는 손실이 예상되는 실험과 실패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는 고객들의 불만이나 실패를 발전을 위한 당연한 수순으로 여겼다. 위험을 감수하고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본질을 구현하는 일이다.
장안의 화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주단태는 소유한 회사의 주식이 급락하자 소리를 지르며 초조해한다. 드라마 안에서 뿐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주가가 크게 하락하거나 외부적 위협이 있다고 느껴질 때 초조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대비하는 의사결정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는 달랐다. 주가의 일시적 등락에 연연하기보다 회사의 기초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장기적 관점을 취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장기적 시각이 앞서 언급된 수많은 실패와 더많은 시도를 가능케 했다.
이 책에는 그의 초창기 역사와 발전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프린스턴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시작했으나 함께 공부하는 친구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객관화하고 재빨리 전기 공학과 컴퓨터 공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그가 아마존의 초창기 회사를 창립한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그는 탄탄한 직장을 다니고 있었으나 초기 인터넷의 엄청난 성장률을 보고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한다. 제프 베조스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았으며, 자아성찰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그가 2019년 블루 오리진의 달착륙선 행사에서 한 연설이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제 우리가 다시 달로 향할 때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발을 디뎌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 머물기 위해서 말입니다."
한한 지구와 우주 활용에 대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제프 베조스의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들렸다. 많은 것들이 변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을 것을 생각해야한다는 그의 메시지가 강렬하다. 장기적 사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의 철학이 드러난다. 그의 연설과 인터뷰를 읽으면 몇 번이고 멈추게 된다. 먼 미래를 보고 후손들을 위해 밑거름을 자처하는 그의 시각과 행보가 존경스럽다. 뿐만 아니라 책 전반에 걸쳐 자선 활동, 인종 차별, 기후 변화, 소득 불평등, 위기 상황에서의 공존 등을 이야기하는 그의 시각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조금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평소 제프 베조스라는 인물에 대해 깊게 알아보고 싶었기에 제프 베조스에 관한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무척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고 2주를 꽉 채워 책을 꼼꼼히 읽었다. 책 내용은 만족스럽다. 그러나 띠지 앞에 있는 ‘제프 베조스가 직접 쓴 유일한 책’이라는 문장이 조금 거슬린다. 이 문장 때문에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이 제프 베조스가 출판을 목적으로 직접 지필한 것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띠지를 벗겨보니 ‘The Collected Writings of Jeff Bezos’라 적혀있었다. 실제 책을 읽어보니 이 책은 첫째 월터 아이작슨이 쓴 서문, 둘째 제프 베조스의 인터뷰와 연설을 모아놓은 1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프 베조스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주주서한으로 이루어진 2부로 되어 있었다. 연설과 인터뷰, 주주서한은 제프 베조스에 의한 말과 글이긴 하지만 띠지의 문장은 다소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에서도 진정성을 원하는 시대다. 위즈덤하우스에서 이런 독자들의 마음을 좀더 알아준다면 어떨까 싶다.
홍보 문구에 대해 약간의 불만이 있긴하지만 제프 베조스의 철학과 행보를 배울 수 있어서 나에게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월터 아이작슨의 핵심이 정리된 서문도 좋았고, 연설과 인터뷰의 글도 시간순으로 실려있어 흐름을 따라가니 제프 베조스의 역사를 읽을 수 있었다.
제프 베조스라는 거인의 어깨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는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을 추천한다.
*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