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
유디트 바니스텐달 지음, 김주경 옮김 / 바람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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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 벌어지는 인간의 모든 감정과 느낌의 변화가 색과 선의 춤사위로 번역되다. 무조건 느껴보아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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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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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서른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다산북스, 2022


내가 아닌 나로 살아본 적 있는 모든 철수와 영희를 위하여, 편견 깨기 위해 ‘김철수’로 개명한, 흔한 사람 이웃집 철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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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수’


  정말 흔하고 보통인 남자인가? ‘보통’은 무엇이며, ‘남자’는 또 무엇인가? 보통을 그저 무채색의 조용한 무엇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던 나를 다시금 붙잡아본다. 보통? 뭐가 보통인데? 중간 정도 되는? 평범한? 정상인? 중간 정도 평범한 정상인은 누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평범한 보통 사람이기도, 그렇지도 않은 그저 ‘한 사람’이다. 정답이라 여겨지는 그런 삶의 렌즈로는 왜곡이 심하고 색도 요상한 그런 ‘비정상인’ 일테지만 말이다. 그런 그가 아래와 같이 말한다.


  “저에게 가족이란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 물고기 그리고 애인인데요. (중략) 그런 사람들 시선에서 보면 저흰 ‘비정상’이죠. 그런데 아니거든요. 가족이란 ‘다양한 삶의 형태’를 두 글자로 줄인 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누구한테 인정받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죠. 남들 관념에 휘둘릴 필요 없잖아요?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하루빨리 다양한 삶의 형태를 포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pp. 30-31)


  많은 페이지 속에서 보통 남자 김철수는 조용한 듯 강한 목소리로 읊조린다. “마치 아무 문제 없는 나 자신을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 기분이다(p. 31).”라며. 그렇다. 김철수는 보통 남자가 아닌, 보통 남자로 살아가고픈, 세간에 그저 정상이라고 불리우는 그런 사회생활이라는 궤도에 안전하게 안착하고픈 그런 사람이다. 


  “사회생활? 아직도 난 그게 뭔지 잘 모른다. 인간관계를 말하는 것인지, 돈을 버는 걸 말하는 것인지, 둘 다인지.” (p. 218)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그런 (정상적인) 사회는 이성애적이고, 자본주의에 잘 적응한 그런 것이라 여겨지는 듯하다.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게 당연하듯 살아왔다. 이제 막 학위를 마친 상담심리학에서도 적응과 정상에 대한 개념을 사회라는 궤도의 안정적인 안착으로 보고 있다(물론 대안적 흐름이 나와 균열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다). 나는 도대체 어떤 이데올로기를 흡수하여 누구를 상담, 치료하고 적응시키려고 한 것일까? 김철수가 아닌 다채로운 비정상을, 보통 남자 김철수로 거세하고 환원하려 한 건 아닐까?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제각각 ‘자기만의 눈’을 가지고 어울려 살아가는데 나는 몇백 원짜리 셀로판지 쪼가리를 들고 아직도 혼자만의 세계에서 놀고 있었다. 나는 내 찌질한 성장 과정을 들키고 싶지 않아 그것을 더 깊숙이 찔러 넣었다.” (p. 162)


  위 말들 속에서 절망과 어둠의 고통을 삼키는 철수가 나를 아프게 한다. 이제 막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글’로나마 익히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내가, 이런 모든 김철수의 아픔과 이야기를 다 헤아릴 수나 있을까 싶다. 하지만 희망을 본다. 꼭 나와 같은 전문 영역에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이들은 자생할 힘을 갖고 있다. 존재의 불씨를. 희미하지만 불타고 있는.


  “내가 김철수가 되려고 한 진짜 이유는 그 흔한 ‘보통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어서였다. 나는 게이다. 그러니까,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변태, 정신병자, 비정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보통 사람일 뿐이다. 딱히 별거 없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p. 14)


  “솔직히 알고 있다. 난 그냥, 유튜브 안에서 조금 힘을 내고 있는, 어쩌다 발견된 소행성일 뿐이다. 빛나고 있지만 희미하게, 꺼져가고 있는 존재.” (p. 191)


  그렇다. 김철수는 이성애자들이 살아가는 소위 ‘정상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을 위한 최적의 스펙을 지닌 임금노동자들이 살아가는 또 다른 ‘정상 사회’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세상의 모든 철수를 위해.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노력과 희생 그리고 눈물과 즐거움을 실험하는 중일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하나 뿐인, 그래서 더 소중한 모든 김철수에게(나를 포함하여) 잘살고 있다고, 그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우리가 곧 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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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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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라는 개념과 범주에 가려진 진짜 보통 인간의 삶, 철수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이 얼마나 진실로 살아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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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찾아드립니다 -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애슐리 윌런스 지음, 안진이 옮김 / 세계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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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찾아 드립니다>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에슐리 윌런스 지음, 안진이 역, 세계사, 2022

 

잃어버린 삶을 되찾아주는 시간의 힘

하버드대 스타 교수가 밝히는 돈, 시간, 행복의 비밀

 

 

시간을 찾아 드립니다

 

잃어버린 시간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낭만적이고 주관적인 어떠한 시간일는지,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와 같이 절대적으로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던 시간일는지(물론 24시간이라는 측량된 절대성 역시 서구 과학의 그것이라면 이 또한 객관적이라 여길 수는 없겠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인 에슐리 윌런스Ashley Whillans에게 시간은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어 객관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이면서,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선사하는 가치로서의 주관적인 것까지 아우른다.

 

저자는 시간을 일종의 관리, 통제으로 대상화하여 사유한다. 서양의 지적 전통의 한계를 떠올리기 쉽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문화, 역사문명의 거시적인 시각에서 발생한 타임 푸어(time poor, 시간 빈곤)’라는 일종의 시대적인 유행병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찰한다(물론, 미시적으로 이를 체크리스트를 통해 관리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할애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서양 학자다운 면모라 다분하다)는 점에서, 노오란 디자인의 상큼한 표지와 달리 내용만큼은 꽤 무겁다 하겠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느 자기계발서와 달리 철학과 윤리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껴졌는데, 책 분류 기호를 보니 역시 ‘190’(철학 중에서도 윤리학, 도덕철학에 속한다)이다. 이는 곧, 단순히 시간을 통제하고 관리하여 최적의 효율과 성과를 제안하는 경영 경제적 논리의 일방적 전개가 아닌, 시간 관리에 관한 정답이 아닌, 각 개인의 삶을 둘러싼 역사와 환경적 맥락에서부터 개인의 삶에서 어떠한 철학과 가치를 갖고 삶을 대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실천철학, 즉 윤리에 관한 내용이다. 그렇기에 결코, 내용이 가볍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걱정할 건 없다. 안진이 역자의 솜씨였을지, 원저자의 능력이었을지는 몰라도, 글의 전개가 생각보다 꽤 경쾌하고 재미있다. 다양한 개념들이 등장하지만, 그에 맞는 적절한 사례가 함께 제시되어 나와 무관한 개념으로 허공에 떠다니지 않는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신자유주의적인 무한한 욕망 속에서 자본주의의 생산 기계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환원적인 시간관념(시간이 곧 돈이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진단한다. 이는 곧 시간 빈곤time poverty이라는 핵심 개념으로 이어지며, 모두가 겪고 있는 만성질환이라 정의 내린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려 시간 풍요time affluence’의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돈이라는 고정관념을 뒤집어야 한다. 시간은 돈이 아니다. 돈이 시간이다. 이 책은 여러분이 돈이 시간이라는 진리를 행동에 옮기도록 해준다(p. 19).”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테일러형 Vs. 모건형(시간 확보형, 시간 풍요 Vs. 돈 확보형, 시간 빈곤)’ 개념이다. 자신은 어떤 유형에 있는지 살펴보면 좋은데, 이 두 유형은 평생에 걸쳐 여러 번 맥락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테일러형일 경우 행복 증진, 인간관계개선, 부부관계 및 직장 만족도 향상을 가져다 주는데 왜 그럴까? 시간 중시의 테일러형의 경우, 이는 친사회적prosocial인 행동(남들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자, 간 풍요가 이타적 및 생태주의적 행동 촉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 시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신 자신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돈보다 시간을 더 중요시하면 가족, 친구, 동료, 공동체, 그리고 지구의 행복에 기여 할 수 있다고(p. 28), 강변한다.

 

이제는 산업과 자본이 호명하는 그런 소비 주체이자 경제 주체의 노예적 시간 속의 삶은 유아적이고 독단적이고 고립된, 그러한 말로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 진정한 나를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관계, 공동체, 환경 등을 고려할 수 있는 진짜 사람의 시간, 본질적인 시간을 위해 애써야 할 때다.

 

결국, 자신의 처한 사회 구조적 환경, 문화적 배경, 개인의 기질과 가치관, 가족 구성원 등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자신만의 시간 관리, 나아가 삶에 대한 가치를 정립해야 할 것이다. 테일러형이건 모건형이던, 지금 가장 젊은 순간인 현재라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의 낭비가 썩 아쉽고 분하기는 하지만, 지금이 또 가장 젊은 때 아니던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스스로를 인정하고 행복이라 여겨본다.

 

시간은 수고를 들여 얻을만한 가지가 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지금 이 순간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그러면 당신은 스트레스를 덜 받고, 더 즐겁게 일하고, 더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시간 부자가 되어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다. 행복은 이 책의 주제가 아니다. 행복은 이 책의 결과물이다. 그럼 시작하자. (p.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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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찾아드립니다 -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애슐리 윌런스 지음, 안진이 옮김 / 세계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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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시간 관리에 관한 자기계발서라 생각하면 큰 오산. 진정한 시간을 되찾아 자신과 공동체 나아가 환경을 위한 진짜 삶의 시간을 살아가라는 친절한 윤리서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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